올해 2분기에 3조원대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내면서 부실 경영 논란에 휩싸인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전임 대표이사 사장에게 약 9억원의 연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재호 전 사장은 2012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대우조선해양을 이끌었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3월 내놓은 사업보고서를 보면, 고 전 사장은 지난해 총 8억8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급여 5억2800만원, 상여 3억6100만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상여 책정과 관련해 회사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2013년 매출이 전년에 비해 12.1% 증가, 2013년 당기순이익은 전년에 견줘 83.7% 증가한 점을 고려했다. 안정적인 경영 관리와 장기 발전 기반을 마련했고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위험관리 및 경영관리 협력이 원활했다는 점을 고려해 2013년 성과급을 산출해 2014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등기이사와 감사 등 임원 8명은 1인당 평균 2억1400만원을 받았다. 2013년 이 회사 임원 1인당 평균 급여는 2억4700만원이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은 당시 이재성 전 대표이사 회장에 퇴직금 24억3500만원을 포함해 급여와 정기상여 등 총 36억9900만원을 지급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9월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임한 바 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상여 3억3400만원을 포함해 10억47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 1조5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임원 1인당 평균 급여(퇴직금 제외)는 지난해 각각 7500만원, 4억8500만원으로 2013년 평균 연봉 6억3446만원, 8억5900만원에 견줘 대폭 줄었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30일 대우조선해양의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두 단계 내린 ‘BBB’로 강등하고 추가적인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약 3조원에 조원에 이르는 영업적자를 반영한 결과”라며 “2014년까지 3% 내외의 영업이익률을 냈지만 올해 2분기 결산 과정에서 손실을 일시에 반영하면서 수주경쟁력, 원가관리 능력, 내부 회계처리 과정 등 전반적인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설명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