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중 니트족 15.6% 달해
33개국 가운데 터키·멕시코 다음
‘질 나쁜 일자리’ 늘어 구직 포기
취업 문턱 높아 ‘장기 니트족’도
“청년 일자리 질적인 개선 시급”
33개국 가운데 터키·멕시코 다음
‘질 나쁜 일자리’ 늘어 구직 포기
취업 문턱 높아 ‘장기 니트족’도
“청년 일자리 질적인 개선 시급”
우리나라 청년층 가운데 일자리를 갖고 있지 않으면서 학교교육이나 직업훈련을 받고 있지도 않는 등 사실상 일할 의욕이 없는 상태에 있는 ‘니트족’의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가운데 3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오이시디 자료를 보면, 2013년 기준으로 한국에서 청년층(15~29살) 가운데 ‘니트족’(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비중은 15.6%로 집계됐다. 이는 오이시디 회원국의 평균(8.2%)보다 7.4%포인트 높은 수치다.
오이시디가 정의한 니트족은 현재 정규교육을 받지 않고, 노동시장에서도 제외돼 있으며, 직업훈련에도 참여하지 않는 청년층을 뜻한다. 한국보다 니트족 비중이 높은 나라는 터키(24.9%)와 멕시코(18.5%)뿐이다. 미국(10.8%), 영국(8.7%), 프랑스(6.8%), 독일(5.6%), 일본(4.6%) 등 주요 회원국 대부분이 우리보다 니트족 비중이 낮았다.
우리나라에서 청년 니트족 비중이 높은 이유는 뭘까? 대학진학률은 다른 나라에 견줘 높은 편인데, 비정규직 등 고용 여건이 좋지 않은 일자리가 늘면서 청년들의 구직 의욕이 꺾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1990년대만 해도 40% 안팎이었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8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10명 중 8명은 대졸자라는 얘기다. 교육수준이 높아 일자리에 대한 구직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진 반면에 비정규직 위주로 일자리가 늘다보니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1월 내놓은 ‘청년 니트족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청년 니트족(163만3000명) 가운데 56.2%는 취업을 위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는 ‘집에서 그냥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답했다. 니트족들은 취업 경험이 없거나 취업을 한 경험이 있더라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그만둔 사례가 많았다. 취업 경험이 있는 니트족을 살펴보니, 1년 이하 계약직(24.6%)이나 일시근로(18%) 등의 형태로 일한 비중이 높았다. 취업 문턱이 높다보니 취업하지 못한 기간이 1년 이상 지속되는 ‘장기 니트족’도 43%나 됐다.
김광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취업에 실패하거나 취업에 성공했어도 ‘질 나쁜 일자리’를 경험하게 되면서 청년들이 구직을 포기하거나 취업에 대한 관심을 잃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오이시디도 “한국은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이 높고 니트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청년 실업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2012년 말 이후 점차 증가 추세에 있는 점은 한국 노동시장이 직면한 도전 과제”라고 지적했다.
오이시디 지적대로 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증가 추세에 있다. 2010~2014년 7~9%를 보이던 청년 실업률은 올해 들어 11.1%(2월), 10.2%(4월), 10.2%(6월) 등 두자릿수를 나타내고 있다. 전체 취업자에서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 2000년 23.1%에서 지난해 15.1%로 낮아졌다. 김광식 선임연구원은 “근로조건이 만족스럽지 못해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니트족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청년 일자리를 질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