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 도우미’ 기획으로 대상을 받은 이상용 씨(오른쪽 두번째).
SK 사물인터넷 대상 이상용씨
젖병거치대 모양 ‘수유도우미’ 개발
분유 온도·양 등 알아서 알려줘
젖병거치대 모양 ‘수유도우미’ 개발
분유 온도·양 등 알아서 알려줘
아기 울음 소리에 더이상 통화가 불가능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이 연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대회 ‘해카톤(Hackathon)’에서 ‘수유 도우미’ 기획으로 대상을 받은 이상용(38)씨와의 17일 전화 인터뷰는 두 번에 나눠 이뤄졌다. 육아 휴직 6개월차인 그가 ‘수유 도우미’ 기획으로 대상을 받은 사실을 생후 8개월된 쌍둥이 채빈이와 정민이는 알 길 없었다.
“아이가 둘이다보니 분유 타서 먹이는 일 조차 쉽지가 않더라고요. 한 녀석은 3시간마다, 다른 녀석은 4시간마다 먹고 먹는 양도 다르니….” 적당한 온도의 물에 분유를 타고, 아이들에게 먹이는 시간 간격과 분유량을 계산해 기록하고, 먹다가 식은 분유를 다시 중탕하는 일 등은 ‘수작업’으로만 하기 버거웠다. 정보기술 기업인 ‘세창 인스트루먼트’의 아이티(IT)융합연구소 소속인 그의 머릿 속에 ‘수유를 도와줄 융합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가 쌓여갔다.
한달여 전, 에스케이텔레콤이 국내 사물인터넷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대회를 개최하니 누구든 참여하라는 공고를 봤을 때 그가 단숨에 지원을 한 까닭이다. 대회 기간 동안 만난 디자이너 임영선씨, 기술 담당 임신혁씨, 마케팅 담당 정지영씨, 제품 디자인 담당 김성수씨와 5인조의 팀 ‘맘마미아’를 꾸렸다. 이들은 16일 이틀동안의 결선 과정을 거친 뒤 대상을 받았다.
그들이 상상해낸 작품은 ‘젖병 거치대’의 외양을 한 사물인터넷 기기다. 국제 표준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씽플러그(ThingPlug)를 통하면 작은 컴퓨팅 기기가 쉽게 서버와 연결돼 사물인터넷 아이디어에 기술을 접목하기가 쉬웠다. 거치대 안은 섭씨 40℃ 정도로 유지해 식어버린 분유도 적정온도인 37℃로 데울 수 있다. 젖병 무게를 체크해 아기가 먹는 양을 쭉 기록하고 아이들의 수유 간격에 맞춰 알람을 울린다. “분유 구매, 아기 배변 상황 체크 기능까지 넣어 ‘육아 일지’를 대체하는 신기술로 키워내 부모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말에는 한창 육아 중인 그의 간절한 바람이 담겨있기도 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사진 에스케이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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