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양봉을 하는 어반비즈 박진 대표(왼쪽 셋째)가 22일 오전 서울시 중구 예장동 서울시청 남산별관 중부공원녹지사업소 옥상에 마련된 양봉장에서 벌집을 들어 보이며 시민들에게 도시양봉 수업을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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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총생산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5.6%에서 2013년 2.1%까지 떨어졌다. 거시경제지표에서 보면 농업의 생산력 감소와 고령화는 여전히 지속중인 경향적 추세다.
그런데 미시적인 농업 내부 노동시장 측면에서 작은 ‘전환적 충격’이 나타나고 있다. 농업분야 민간연구소인 지에스앤제이(GS&J)인스티튜트의 이정환 이사장(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이 최근 펴낸 ‘한국농업 70년’ 보고서는 우리 농촌이 30여년간 지속된 노령화에서 벗어나 이제 ‘탈노령화’로 본격 이행하는 도상에 들어섰다고 주장한다. 산업화 이후 농업의 왜소화는 숙명처럼 받아들여져왔다는 점에서 ‘탈노령화로의 전환’은 새삼 놀랍다. 보고서가 입증 근거로 제시하는 주요 지표는 20대(20~29살) 농업취업자의 변동 추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농업취업자는 2008년 2만2천명(당시 전체 20대 취업자의 0.6%)에서 2013년에 3만5천명(1%)으로 증가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연보’를 살펴보면 2008년부터 20대 농업취업자가 증가 추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또 연령별 취업자를 이용한 코호트(같은 세대 동질 집단) 분석을 해본 결과 1990년까지는 모든 연령계층에서 이농이 진행되고 젊은층일수록 이농률이 높았으나, 1990년에 20대였던 세대(1960년대 출생)부터는 이농이 멈추고, 되레 연간 1천~2천명씩 증가하고 있다. 이는 2000년대 초부터 당시 30~40대였던 세대도 이농을 멈추고 있다는 사실로 다시 한번 뒷받침된다. 이 이사장은 “그 결과 2013년이 되자 20대·30대·40대에서 각 연령대별 총취업자 대비 농업취업자 비중이 거의 같아졌다”며 “이는 탈노령화가 진행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이런 추세라면 향후 20년 뒤에 전 연령대에서 농업취업자 비중이 같아져 탈노령화가 완성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겨레>가 국가통계포털 경제활동인구연보 자료를 좀더 상세히 들여다보니 20대 청년 농업취업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증가일로에 있는 것으로 재차 확인됐다. 20대 ‘농림어업’ 총취업자는 농번기인 2·3분기 수치로 보면, 2008년 2만6천명에서 2010년 4만1천명, 2012년·2013년 3만9천명, 2014년 4만명이다. ‘농림어업’ 총취업자이지만 2014년 농림어업 총취업자(160만7천명) 중에 농업이 153만2천명을 차지할 정도로 대부분 농업종사자로 보면 된다. 월별로는 2012년 6월 4만1천명, 2013년 7월 4만3천명, 2014년 5월 4만1천명으로 근래 4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 이사장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빠져들면서 비농업부문(제조업 등)과 농업부문의 성장률 격차가 좁혀졌고, 비농업부문의 고용기회가 줄어든 게 공급 측 요인이라면, 농업에서도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로 수요가 고급화한 것도 다른 요인”이라고 조심스럽게 해석했다.
한국은행의 <국민계정>에 따르면, 비농업부문과 농업부문의 성장률 격차는 2013년 2%대로 좁혀졌다. 1970년~90년대 중반까지 6~9%까지 벌어졌던 이 격차가 50여년 만에 1965년 수준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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