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대우건설도 대상”
임종룡 위원장, 산은 대수술 밝혀
중견·중소기업 지원 역할에 집중
임종룡 위원장, 산은 대수술 밝혀
중견·중소기업 지원 역할에 집중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케이디비(KDB)산업은행 대한 관리 책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산업은행의 운용 체계 전반에 걸쳐 대수술 작업에 착수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은이 떠 안게 된 비금융 자회사를 대대적으로 매각하고, 중견·중소기업 성장·육성 지원 기관으로 산은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게 기본 방향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8일 “산은이 대형기업을 지원하다보니 업황이 어려워진 기업의 부실채권이 많아졌다”며 “산은이 현재 거느리는 비금융 자회사 가운데 구조조정과 창업지원 등 투자 목적이 달성된 기업은 조속히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은의 비금융 자회사는 모두 118개로, 장부가로는 1조9천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 가운데 20여 곳을 먼저 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 위원장은 118개 비금융자회사에 대해 “부실기업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20개 정도고 나머지는 벤처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라며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도 매각 대상이고, 벤처 지분도 팔아야 맞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산은은) 기업생애주기 관점에서 중견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강한 중소기업의 발굴과 육성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118곳은 산은의 지분율이 15% 이상인 곳이며 정부가 산은에 현물출자한 지분 2곳도 포함돼 있다”며 “지원 및 투자 목적이 달성된 비금융 자회사와 투자자산은 축소하겠지만 아직 범위와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올 2분기에 3조원의 영업적자를 내자, 주채권은행이자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자회사 관리 능력 부실과 구조조정 역량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금융당국은 다음달 중 산은을 중심으로 한 정책금융 역할 강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산은이 앞으로 중견·중소기업의 성장 및 육성을 중점 지원하도록 하고, 부실기업 구조조정 업무는 다음달 출범하는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에 집중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최용호 금융위 산업금융과장은 “미래 성장이 유망한 중소·중견기업의 투자를 확대해 정책금융의 선순환을 촉진한다는 원칙 아래 가능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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