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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청년실업, 팀워크에 기반한 협동조합 모델로 푼다

등록 2015-09-13 19:31

지난 11일 충남 아산 순천향대에서 열린 전국사회연대경제지방정부협의회 주최 사회적 경제 포럼.  아산시 제공
지난 11일 충남 아산 순천향대에서 열린 전국사회연대경제지방정부협의회 주최 사회적 경제 포럼. 아산시 제공
전국사회연대경제지방정부협의회 포럼
“민간기업의 톱다운 방식과 달리 연대와 협력으로 협동조합 기업을 키워가는 것은 ‘보텀업’(bottom-up) 방식이다. 우리는 보텀업 방식이 모든 나라에서 실업·빈곤 문제를 풀어가는 좋은 방법이라고 확신한다.”(후안호 마르틴 스페인 몬드라곤대 교수)

지난 11일 충남 아산시 순천향대에서 전국사회연대경제지방정부협의회 주최로 사회적 경제 포럼이 열렸다. ‘청년실업, 사회적 경제에서 희망을 찾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선,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노동자협동조합인 스페인 몬드라곤협동조합기업(MCC)의 경험에 비춰 사회적 경제가 청년실업 등 사회문제를 풀어나간 사례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엠시시는 100여개 협동조합에 10만명이 일하는 연합체로, 연 매출액이 30조원에 이르는 스페인 7위 기업집단이다. 엠시시는 연대기금을 만들어 손실이 많은 조합을 지원하며, 파산 또는 감원한 조합의 고용을 다른 조합이 승계해 일자리를 유지한다. 엠시시가 있는 스페인 바스크주의 하이데바 지역은 불평등과 소득격차가 가장 작은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엠시시는 2008년부터 미래를 위한 새로운 준비에 나섰다. ‘인간적인 노동’(humanity at work)이란 모토 아래 다음 세대를 키워내기 위한 새로운 방식을 모색했다.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덩치가 커진 엠시시가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는 내부 자성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학생, 교사, 매니저, 노동자, 협력자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물어, 청년세대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새로운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찾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팀으로 행동하며 배우는 방식의 ‘몬드라곤팀아카데미’(MTA)가 시작됐다. 몬드라곤팀아카데미 공동 설립자인 호세 루사라가 교수는 “조직과 사회에서는 팀이 역량을 발현하는 것이 개인의 만족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더 높인다. 최근 6년간 500명 이상 팀 기업가들과 50개 팀 기업들의 글로벌 커뮤니티를 이뤘다. 이미 바르셀로나와 발렌시아, 마드리드 등 대도시에 사회혁신연구소를 만들었고, 국외로는 인도 푸네, 중국 상하이에서도 활동중”이라고 소개했다. 엠시시는 2020년까지 국제적 생태계 연결망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몬드라곤팀아카데미와의 협력이 모색되고 있다. 아산시 복기왕 시장과 사회적 경제 관련 팀이 올봄 몬드라곤대학을 방문하면서 교육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유선종 아산시 사회적경제과장은 “아산시는 올해 사회적경제과와 중간지원조직을 만들었다”고 소개하고, “사회적 경제 교육을 중학교 자유학기제, 시범학교 등을 통해 시행하며, 대학에서는 몬드라곤팀아카데미와 ‘협동화 단지’(co-working space) 연계 전략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토론에서는 사회적 경제가 청년실업 문제 등을 풀어가는 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매우 중요하며, 성과를 내기 위한 연대와 협업이 강조됐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노동자협동조합 해피브릿지의 송인창 이사장은 “기업이 가진 자원을 지역 일자리 문제와 연결해 새 사업의 방향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마인드와 사회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교육이 중요하기에 몬드라곤의 팀 교육 방법을 구체적인 도구로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창수 순천향대 창업지원단장은 “한국의 대학 현실에 비춰 봤을 때 사회적 경제 교육과 팀 창업 교육을 자체적으로 실행하기는 어렵다. 지자체와의 협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루사라가 교수는 다른 나라나 지역에서 몬드라곤 모델을 활용할 때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지역마다 역사, 문화, 사회적 관심사가 서로 다르기에 몬드라곤 모델을 그대로 다른 지역에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젊은 세대가 교육을 통해 느끼고 배우면 어느 곳에서든 연대의 문화는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사회연대경제지방정부협의회 김영배 회장(서울 성북구청장)은 “지역의 사회적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제도와 자산, 그리고 시민들의 수요”라며 “지방자치단체는 이들 세 가지가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지역의 주체들과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지방정부협의회 소속 시장·군수, 공무원, 지역 사회적 경제 활동가, 대학생 등 300여명이 참여했다.

아산/이현숙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적경제센터장 h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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