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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단독] 안심전환대출 ‘불안한 석달’…연체·중도이탈 늘어

등록 2015-09-13 19:48수정 2015-09-14 08:26

연체 계속 늘어나 31건 달해
중도상환도 1816건으로 증가세
원금 상환 부담 현실화 우려
대출자 평균 연령 49.7살
“은퇴 후 상환 리스크 더 커질 듯”
안심전환대출 출시 첫날인 지난 3월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케이비국민은행에서 시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안심전환대출 출시 첫날인 지난 3월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케이비국민은행에서 시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올해 3~4월 출시된 안심전환대출의 연체율이 매달 증가하고 있으며, 중도상환수수료를 내고 다른 상품으로 갈아탄 ‘중도 이탈’ 규모도 출시 석달만에 18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우려했던 원금상환에 대한 대출자들의 부담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안심전환대출은 정부가 고정금리에다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는 방식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늘리기 위해, 싼 이자를 유인책으로 내놓은 대출상품이었다. 변동금리 또는 이자만 갚고 있는 대출을 연 2.6%대의 싼 고정금리를 적용해 원리금을 장기간에 걸쳐 분할상환하는 대출로 바꿔준 것이다. 낮은 금리의 주택담보대출 전환이 가능하지만 원금도 함께 갚아나가야 해 매달 상환하는 돈은 종전보다 많아진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원석 의원(정의당)이 주택금융공사에서 받은 ‘안심전환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7월말 현재 안심전환대출 연체(누적치)는 31건으로 총 32억원에 달하는 연체금액이 발생했다. 안심전환대출 총 32만7094건(31조6584억원)건에 견주면 연체율은 0.01%(금액 기준)로, 전체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지난 7월 기준) 0.35%보다는 아직 낮은 수치다.

하지만 시행 석달 동안의 추이를 보면 연체 건수는 계속 늘고 있다. 5월말 4건(4억원)에서 6월말 11건(11억5000만원)으로 증가했고, 7월말에는 31건으로 늘어난 것이다. 주금공 쪽은 8월말 현재 연체 66건(64억7200만원)으로 잠정 집계한 상태다.

이는 안심전환대출이 전체 가계부채 규모의 증가 없이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상품 비중 확대’라는 구조적 개선을 꾀하긴 했으나, 당장 매달 원리금을 상환해야하는 대출자들의 부담이 갈수록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추정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안심전환대출의 중도상환 증가 추이도 이를 뒷받침한다. 중도상환 추이를 보면, 5월 72건(53억원)에서 6월 624건(467억원), 7월 1120건(839억원)으로 지금까지 총 1816건(1359억원)에 이른다. 중도상환은 주로 대출자들이 담보물(아파트 등) 매매로 상환하거나, 원리금상환 부담이 커져 다른 대출상품으로 갈아탄 경우에 이뤄진다. 한푼이라도 이자를 아끼려고 안심전환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석달만에 담보물을 팔아 갚았을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춘 주택담보대출로 다시 갈아탄 사람들로 추정된다.

안심전환대출로 돈을 빌린 사람들의 평균 연령이 고령인 점도 향후 상환에 부담 요인이 될 전망이다. 안심전환대출을 받은 이들을 연령별로 보면, 50대 대출자의 비중이 가장 높다. 50~59살 대출자가 32.7%로 가장 많았고, 40~49살 36.2%, 30~39살 14.7%, 60~69살 12.1%, 70살 이상 3.6%, 30살 미만 0.7%였다. 평균 연령은 49.7살로, 40대 이상이 84.6%를 차지한다. 안심전환대출의 상환 만기가 평균 23년인 점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대부분 70살 넘어서까지 매달 원리금 상환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박원석 의원은 “안심전환대출 상품에 가입한 대출자의 대부분이 40대 이상인데다 만기 20년 이상의 고정금리로 갈아탄 상황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들의 소득이 끊기는 시기가 오면 상환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안심전환대출로 주택담보대출의 질적 구조개선을 이룬 것처럼 홍보해왔지만 이는 급증한 가계부채가 안고 있는 위험 요인을 감안하면 단기 대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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