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비’ 등 이유 61%가 일 원해
고령층 10명 중 8명은 노후소득의 중요한 구실을 하는 연금을 전혀 받지 못하거나 월 수령액이 25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빈약한 노후소득 탓에 일을 하는 노인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5 고령자 통계’를 보면, 올해 55~79살 고령층 1183만4000명 중 공적연금이나 개인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은 532만8000명(45%)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적연금은 국민·공무원·사학·군인연금과 65살 이상 노인들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을 말한다.
연금을 받는 고령층 가운데는 월 25만원 미만을 받는 사람이 277만7000명(52.1%)으로 절반을 넘었다. 월 25~50만원은 132만7000명, 50~100만원 58만5000명, 100~150만원 19만4000명, 150만원 이상은 44만4000명으로 조사됐다. 조기노령연금·개인연금 등이 55살부터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금 수령이 가능한 고령층의 78%는 연금을 전혀 받지 못하거나 연금을 받고 있더라도 수령액이 월 25만원 미만에 불과한 셈이다.
연금을 통한 노후소득이 빈약한 노인들은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65살 이상 노인들의 고용률은 지난해 31.3%로 최근 1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노인들은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일을 한다고 했다. 고령층의 61%는 일을 하기 원했고 이들 중 57%는 ‘생활비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연금도 부족하고, 일자리도 구하지 못하는 노인들은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65살 이상 노인들의 상대적 빈곤율은 2008년 44.1%에서 지난해 47.4%로 3.3%포인트 올랐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다. 상대적 빈곤율이란 전체 인구 중 중위소득의 50%를 벌지 못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노인빈곤이 심각한데도 생계급여 등 정부가 지원을 해주는 65살 이상 기초생활수급자는 37만9048명에 머물고 있다.
노인자살률도 심각하다. 노인자살률은 1990년 인구 10만명 당 14.3명, 2000년 35.5명에서 2005년 80.3명, 2010년 81.9명까지 치솟은 뒤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에도 55.5명으로 여전히 높은 상태다.
고령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 추산 결과 올해 65살 이상 고령자는 662만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3.15%를 차지했다. 고려인구 비중이 14% 이상 되는 고령사회로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세종/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고령층(55~79살) 연금 수령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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