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물량 1.8% 증가 그쳐
올해 수출 전망치 잇단 하향 조정
올해 수출 전망치 잇단 하향 조정
지난달 수출 물량이 한 해 전보다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출금액지수는 2009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과 주요 경제연구기관은 올해 수출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자료를 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26.65로 지난해 같은 기간(124.45)에 견줘 1.8% 소폭 증가했다. 섬유 및 가죽제품 수출물량이 14.0%나 감소했으며, 자동차를 포함한 수송장비(-6.7%)와 1차 금속제품(-4.3%), 일반기계(-4.1%) 등의 품목에서 수출물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수출물량지수의 전년동월비 증가폭은 6월 8.2%에서 7월 3.4%로 계속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수출금액은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수출금액지수는 107.21로 지난해 같은 기간(122.17)에 견줘 12.2%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19.7%)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올들어 8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창헌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저유가 영향으로 올해 내내 수출 단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세계 경기 침체 여파로 물량까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 쪽에서는 금액지수는 전년동기대비 19.4% 감소한 98.68이었고, 물량지수는 4.3% 증가한 16.60이었다.
향후 수출 실적도 신통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1일 국회 예산정책처는 올해 수출 감소율(이하 통관기준)을 지난 5월 2.3%보다 높은 5.9%로 수정했다. 앞서 15일 엘지(LG)경제연구원도 수출 감소폭을 4.7%(7월)에서 6.3%로 높여서 전망했다. 한국은행도 7월 하반기경제전망에서 올해 수출 감소 전망치를 종전(4월) 1.9%에서 4.9%로 높여 잡았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세계적인 수요 부진이 단기간에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 만큼, 한국 기업들이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구조 개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지난달 수출가격(-13.8%)이 수입가격(-22.7%)보다 큰 폭으로 떨어져, 국내 교역 조건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달 100.02(2010년=100)로 한 해 전보다 11.6% 높다. 상승률이 올해 2월 이후 꾸준히 11~12%대를 보이고 있다. 수출총액으로 수입 가능한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도 126.68로 전년동기대비 13.6% 올랐다. 상승률이 지난 7월(15.6%)에 견줘 소폭 낮아졌지만, 지난해 8월(7.3%) 이후 커지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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