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5.15%…비중도 1위
2000년 17.63%서 7%p 이상 급증
박원석 의원 “법인세 올려야”
2000년 17.63%서 7%p 이상 급증
박원석 의원 “법인세 올려야”
한국의 국민총소득(GNI) 대비 기업소득 비중이 2000년 이후 매우 빠른 속도로 늘어,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소득은 빠른 속도로 늘어났지만, 임금 상승은 상대적으로 정체하고, 자영업자의 붕괴가 가속화돼 가계소득 비중이 낮아진 탓으로 해석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원석 의원(정의당)이 4일 내놓은 자료를 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5년 동안 우리나라의 국민총소득 대비 기업소득 비중은 25.19%(평균)로 오이시디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일본이 23.81%를 뒤를 이었고, 아일랜드(23.6%), 네덜란드(23.48%), 덴마크(21.69%) 등이 높은 편에 속했다. 오이시디 평균은 18.21%였다.
우리나라의 기업소득 비중은 2000년 국민총소득의 17.63%로 오이시디 평균(17.64%)과 비슷했다. 하지만 2005년 21.34%에서 2009년 23.47%, 2013년 25.16% 등 급격히 증가했다. 2000년과 견주면 2013년 국민총소득 대비 기업소득 비중은 7.52%포인트 늘었다. 이는 오이시디 다른 회원국과는 다른 흐름이다. 오이시디 회원국의 기업소득 비중은 2000년 17.64%에서 2005년 18.32%, 2013년 18.26%로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기업소득에 견주면 우리나라의 법인세는 낮은 편이다. 그동안 정부와 재계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비중이 오이시디 평균보다 높아, 법인세 인상은 어렵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지디피에서 법인세 비중은 3.4%로 오이시디 평균(2.9%)보다 높다. 하지만 이번 자료를 분석해보면, 법인세 비중이 높은 것은 ‘세율’이 높기 때문이 아니라 기업소득 자체가 매우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24.2%(지방소득세 2.2% 포함)로 오이시디 평균(25.3%)보다 낮고, 기업소득에 견줘 실제 낸 세금의 비율을 뜻하는 실효세율은 오이시디 회원국 가운데 최저수준이다.
박원석 의원은 “기업들의 소득비중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법인세는 결코 높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기업들이 다른 오이시디 회원국에 견줘 낮은 세금을 부담하고 있는 것”이라며 “매년 수십조원의 재정적자가 발생하는 현실에서 조세형평 차원에서라도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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