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수주 경쟁에 실적 악화
원가 절감 위해 공동 협력키로
원가 절감 위해 공동 협력키로
국내 조선업체 ‘빅3’가 대규모 손실을 내고 있는 해양플랜트에 대한 국제 표준화 추진에 나선다.
현대중공업은 14일 미국 휴스턴에서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와 함께 미국선급협회(ABS·정부를 대행해 설계도면 승인, 등록선 정기 검사, 선박용 기자재 검사 등을 하는 단체) 쪽과 ‘해양플랜트 표준화 추진 착수 회의’를 열고 내년 상반기까지 해양플랜트 자재·설계·업무 절차에 대한 표준화를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미국 정유업체 코노코필립스와 테크닙, 머스탱 등 해양 전문 엔지니어링사도 참여했다고 회사 쪽은 전했다.
해양플랜트는 석유나 천연가스 등 해양 자원을 발굴하고 생산하는 데 필요한 장비다. 올해 들어 수면 위로 떠오른 조선업계의 심각한 실적 악화는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비롯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박 시장이 침체되자 치열한 수주 경쟁에 뛰어들었던 일이 ‘부메랑’이 된 것이다.
특히 해양플랜트는 선박과 달리 선주사와 프로젝트에 따라 사용하는 자재와 사양, 설계가 모두 달랐다. 작업을 하는 바다 환경이나 해당 국가 규정, 자원 매장량에 따라 필요 사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용 자재 종류가 과하게 늘어나는 등 원가가 올라가고 프로젝트마다 새로운 작업 절차를 수립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 조선업계의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은 “전세계 해양플랜트 공사는 미국선급협회를 비롯해 노르웨이·독일선급(DNV GL), 영국선급(LR), 프랑스선급(BV) 등 4대 선급에서 제작 관리, 감독 및 품질 보증을 하고 있어 표준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단체와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국내 3사는 향후 영국선급(LR), 프랑스선급(BV) 등과도 표준화 협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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