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현실에 대해 많은 사람이 착각하고 있는 게 있다.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늘어나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인식이다. 물론 2013년 전세계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 각각 21%와 33% 늘어날 때 석탄 발전은 3%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증가한 석탄 발전량 3%는, 2003~2013년 10년 사이에 늘어난 풍력·태양광 발전량보다 3배나 더 많다.”
에너지민주주의를 위한 노동조합(TUED)의 코디네이터인 숀 스위니의 말이다. 뉴욕시립대 교수(노동기후변화 디렉터)이기도 한 그는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사회공공연구원·공공운수노조 주관으로 열린 ‘에너지산업 공공성 회복을 위한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5년 전세계 에너지 수요가 현재보다 3분의 1가량 증가하고, 추가 수요의 4분의 3은 여전히 화석연료로 충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석연료 사용 확대가 인류 건강을 위협한다며, 2012년 대기오염 노출로 인한 사망자가 전체 8명 중 1명꼴(700만명)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2014년 발표 내용도 소개했다. 더 큰 문제는 기후변화다.
“과학자들은 (산업화로) 지구의 평균온도가 섭씨 1도가량 올랐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보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미미한 변화 같지만,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고 농업환경 등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1.5~2도까지 오르면 티핑포인트(미미한 진행이 급격한 변화로 이어지는 극적인 순간)에 도달해 열대와 저고도 지역 곡물생산량이 50%까지 감소하고, 수천만명이 해안 침수와 물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해양생태계에 필요한 플랑크톤이 전멸할 수도 있다.”
그는 “지구에 매장된 화석연료를 모두 태우면 지구 온도는 6도가량 상승한다”며 “이런 파탄을 막기 위해서는 석탄·석유·가스 매장량의 80%는 그대로 남겨둬야 한다. 또 2050년까지 전세계 전기생산량의 65~80%를 신재생에너지가 담당하도록 하고, 2100년에는 화석연료를 이용한 전력생산은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를 거대 기업이나 정치권 등이 순순히 받아들일까? 그는 “민주적인 통제와 공공이 소유, 관리하는 에너지 생산으로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며 에너지 민주화가 답이라고 주장했다.
“자본주의가 성장과 자본축적, 이윤추구를 중심으로 가동돼 (패러다임을) 바꾸는 게 쉽지는 않다. 과거 체제나 시스템에 저항하는 운동은 중산층 이상 또는 가진 자에게는 매력적이지 못해 환영받을 수 없었지만, 기후변화는 가진 자도 영향을 받는 만큼 훨씬 강력한 운동일 수밖에 없다. 또 기후변화는 빈곤이나 불평등과도 연관돼 있는 만큼 이런 문제들을 연결해 사회 전체의 근본적인 재구조화를 시도해야 한다. 혁명적인 발상이 필요한 때다.”
글·사진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