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외식 이기주의?
1995년 국민소득 1만달러?
저출산시대 인구팽창 우려
1995년 국민소득 1만달러?
저출산시대 인구팽창 우려
재경부 “446곳 고쳐야”
“음식점에서 가족끼리 오붓하게 외식을 즐기는 모습이 흔히 눈에 띄는데, (…) 우리도 이제 이 정도의 외식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자기 가족 밖에 생각하지 않는 이기주의가 엿보인다”(ㄷ교과서)
초·중·고교 경제 교과서 내용 중 많은 부분에서 지나치게 편향된 시각을 보이거나 개념상 오류를 저지르는 등 잘못된 부분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경제부는 14일 한국은행,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으로 대학교수 8명에게 의뢰해 초·중·고 경제관련 교과서 114종을 분석한 결과, 446곳에서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경부가 대표적인 사례로 든 내용 중 하나인 “1995년에는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 이르렀고”(초등 6학년 사회), “우리나라는 경공업 제품 수출은 점점 줄고, 중화학공업 제품 수출은 크게 늘어났습니다”라는 부분은 ‘국민소득’과 ‘1인당 국민소득’, 그리고 ‘수출총액’과 ‘수출비중’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 사례다. 또 한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는 “노동수요가 노동공급보다 크면 임금이 상승하고, 노동공급이 노동수요보다 크면 임금이 상승”이라는 오탈자 수준의 오류를 범해 학생들을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노동공급이 노동수요보다 크면 임금이 하락’으로 고쳐야)
그리고 현 경제 교과서는 “시장은 사람이 아닌 돈이 투표를 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경쟁적이며 비인간적일 수밖에”, “자본주의 사회에선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가난에서 탈피하지 못할 수도 있다. 가난이 개인 책임이나 운명이 아니라, 잘못된 사회제도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는 인식이 지배적”, “1990년대 이후 자발적인 질서유지에 익숙하지 못한 기업과 개인들은 법률을 위반하면서까지 자신의 이익을 추구” 등 자본주의, 시장, 기업의 문제점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내용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이밖에 맬더스의 인구론을 언급하며 인구팽창을 우려하거나, 과소비 폐해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저출산과 소비부진 등의 문제가 있는 현 시점에 견줘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재경부는 분석결과와 토론결과를 토대로 교육인적자원부, 교과서 집필진과 협의를 거쳐 내년도 교과서부터 지적된 부분의 수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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