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당국, 은행권에 ‘성과주의’ 압박

등록 2015-11-05 19:59수정 2015-11-05 22:20

연봉제로 임금체계 개편 강조
임종룡 “더 중요한 개혁과제”
노조 “경쟁 과열로 부실 증가 우려”
금융당국이 금융개혁을 명분으로 은행권의 임금체계 수술에 총대를 메고 나섰다.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호봉제 비중이 높아 은행원이 과도한 급여를 받고 은행의 신규 고용 여력도 떨어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임금체계의 근간을 개인별 성과에 근거한 연봉제로 바꾸자는 얘기다. 하지만 은행권 노조는 은행의 건전성 악화와 불완전 판매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5일 금융경영인 조찬강연회에서 “지금까지 은행 개혁과 관련해선 계좌이동제나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등 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에 중점을 뒀다”며 “더 중요한 과제는 성과주의에 기반을 둔 문화를 어떻게 확산시키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7일 은행장 간담회에서 성과주의에 연동한 임금체계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 것보다 한층 더 힘이 실린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성과주의 문화 확산이 앞으로 금융개혁과 관련한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때마침 금융연구원도 이날 ‘은행의 바람직한 성과주의 확산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는 주제발표에서 “지난해 7개 시중 은행 사업보고서를 보면 평균 근속 연수는 15.2년, 연평균 급여는 7900만원에 달했는데 이는 전체 산업 근로자 평균 급여보다 40% 정도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 및 보험업의 호봉제 비율은 63.7%(2013년 기준)로 전체 산업 평균 36.3%의 2배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현행 임금체계로는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 도입된 성과급 제도 역시 개인이 아닌 지점 등 집단성과급 형태라 급여나 인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 하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 성과평가는 집단평가에 높은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어 성과연동 보상이 일반 직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일부 성과가 부진한 간부는 부하직원보다 급여가 적은 ‘역전현상’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승진을 기피하는 등의 부작용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성과 평가 제도 확산과 호봉제 개선 등이 은행들의 수익성 개선과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은행권 노조에선 저성과자에 대한 일반해고 요건 완화 등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개혁 과제를 금융권을 본보기 삼아 밀어붙이려는 의도라고 반발했다. 개인별 성과 평가가 은행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반론도 내놨다. 단기적인 개인 성과 평가가 이뤄지면 경쟁이 과열돼 부실 여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각종 판촉행사와 캠페인에서 성과를 채우기 위해 현장에서 불완전 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공과금 납부 등 금융소비자들의 편의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수익과는 거리가 멀어 중요한 성과 측정 대상이 될 수 없는 분야의 서비스 질 하락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김민석 금융산업노동조합 정책국장은 “고액 연봉과 저성과자, 고연령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노사 합의를 바탕으로 노동시간 단축, 호봉 상한제 강화, 인력 재배치 등 다양한 대안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주객이 전도된 금융개혁의 대상을 재정립하고, 고질적인 관치문화부터 철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헌 박승헌 기자 minerv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