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두고 저소득층에 무담보 소액대출을 해주는 비영리기관인 키바의 빈센트 메인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10일 오후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인터뷰 l 저소득층 무담보 소액대출 ‘키바’ 매니저 빈센트 메인
“전 세계 빈곤퇴치를 위해 단순한 동정심이 아니라 자립할 수 있는 사업자금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키바(KIVA)를 아십니까?”
기부자가 웹사이트 접속해
희망자 선택→무이자 대출 10년간 83개국 134만명 참여
상환율 98.5%로 은행보다 높아 10일 서울 반포 팔래스호텔에서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공동주최로 열린 ‘2015 아시아 사회공헌포럼’에서 키바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빈센트 메인은 색다른 질문으로 기조강연을 시작했다. 국내 사회공헌 분야 종사자 등 150여명의 참석자 가운데 손을 든 사람은 채 10명도 안됐다. 하지만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키바는 기존 마이크로파이낸스와 차별화된 독특한 활동으로 10년 밖에 안된 역사에도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저소득층에 무담보 소액대출을 해주는 비영리기관(NGO)이다. <타임>은 키바를 세계 톱50 웹사이트로, <포춘>은 가장 뜨거운 비영리기관으로 선정했다. 메인은 “키바는 기부가 아니라 대출을 한다”면서, 키바의 핵심역할을 ‘사람들을 연결하고, 대출하고, 빈곤을 줄이는 세가지’로 요약했다. “전 세계에는 20억명 이상이 기본적인 금융서비스에 접근을 못하는 금융 소외자들이다. 이들은 가족들이 아프거나 생계위협을 받아도 대출을 못받고 심지어 은행계좌도 열지 못한다. 키바는 이들과 기부자들을 연결시킨다.” 기부자는 직접 키바의 웹사이트에 접속해, 대출 희망자의 조건을 보고 선택할 수 있다. 예컨데 기부자는 웹사이트에서 필리핀에 사는 멜린다가 비료 구입을 위해 125달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멜린다는 두 자녀를 둔 여성으로 농사를 짓고 있고, 남편은 운전사다. 기부자가 멜린다를 돕고 싶으면 클릭만 하면 된다. 최저 25달러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이런 방식으로 125달러가 모아지면 키바가 멜린다에게 돈을 전달한다. 멜린다가 약속한 기한에 돈을 갚으면 기부자들은 처음 낸 돈을 돌려받는다. 기부자들은 돌아온 돈을 회수할지, 아니면 다시 또 기부할지 결정하는데, 대부분은 재대출을 결정한다.
키바는 기존의 마이크로파이낸스와 다른 특징이 있다. 특정 지역이나 나라가 아닌 전 세계 빈곤층을 위해 활동한다. 대출자들은 전 세계 83개국에 산다. 또 대출자에게 이자를 받지 않는다. 메인은 “키바가 이자를 받지 않은 최초의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아니지만, 이자를 받지 않는 마이크로파이낸스가 흔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대신 키바의 운영비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받는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또 대출이 매우 유연하다. 대출기간은 원칙적으로 대출자 스스로 결정한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0년까지 다양하다. 메인은 “농부가 돈을 갚으려면 수확을 끝내야 하고, 대학생은 졸업해서 직장을 잡아 수입을 올려야 가능하다. 병치료를 위해 대출받은 사람은 회복이 된 뒤에 갚도록 한다”고 말했다.
키바가 10년간 거둔 성과는 놀랍다. 총 대출금은 7억7500만달러에 이른다. 기부자는 134만명에, 대출자는 179만명에 이른다. 놀라운 것은 상환율이 평균 98.5%로, 일반 은행보다 높다는 점이다. 높은 상환율에는 키바 특유의 대출자 심사제도도 큰 몫을 한다. 메인은 “대출자를 선정할 때 자신의 생활을 완전히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사람을 우선한다”고 말했다.
키바는 2012년부터 기업과의 파트너쉽을 시작했다. 휴렛패커드, 펩시, 도이치은행, 씨티은행 등 세계적 기업들이 참여 중이다. 휴렛패커드는 600만달러, 구글은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한국의 참여는 아직 미미하다. 소수의 한국인들이 개인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기업은 아직 없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희망자 선택→무이자 대출 10년간 83개국 134만명 참여
상환율 98.5%로 은행보다 높아 10일 서울 반포 팔래스호텔에서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공동주최로 열린 ‘2015 아시아 사회공헌포럼’에서 키바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빈센트 메인은 색다른 질문으로 기조강연을 시작했다. 국내 사회공헌 분야 종사자 등 150여명의 참석자 가운데 손을 든 사람은 채 10명도 안됐다. 하지만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키바는 기존 마이크로파이낸스와 차별화된 독특한 활동으로 10년 밖에 안된 역사에도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저소득층에 무담보 소액대출을 해주는 비영리기관(NGO)이다. <타임>은 키바를 세계 톱50 웹사이트로, <포춘>은 가장 뜨거운 비영리기관으로 선정했다. 메인은 “키바는 기부가 아니라 대출을 한다”면서, 키바의 핵심역할을 ‘사람들을 연결하고, 대출하고, 빈곤을 줄이는 세가지’로 요약했다. “전 세계에는 20억명 이상이 기본적인 금융서비스에 접근을 못하는 금융 소외자들이다. 이들은 가족들이 아프거나 생계위협을 받아도 대출을 못받고 심지어 은행계좌도 열지 못한다. 키바는 이들과 기부자들을 연결시킨다.” 기부자는 직접 키바의 웹사이트에 접속해, 대출 희망자의 조건을 보고 선택할 수 있다. 예컨데 기부자는 웹사이트에서 필리핀에 사는 멜린다가 비료 구입을 위해 125달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멜린다는 두 자녀를 둔 여성으로 농사를 짓고 있고, 남편은 운전사다. 기부자가 멜린다를 돕고 싶으면 클릭만 하면 된다. 최저 25달러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이런 방식으로 125달러가 모아지면 키바가 멜린다에게 돈을 전달한다. 멜린다가 약속한 기한에 돈을 갚으면 기부자들은 처음 낸 돈을 돌려받는다. 기부자들은 돌아온 돈을 회수할지, 아니면 다시 또 기부할지 결정하는데, 대부분은 재대출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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