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경상수지·물가안정 도움
장기화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장기화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국제 원유값 하락세 속에 두바이유가 6년여 만에 배럴(약 159ℓ)당 42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한국석유공사는 “12일 싱가포르 국제 원유시장에서 두바이유가 전날에 비해 0.91달러 떨어진 배럴당 41.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고 13일 밝혔다. 미국 서부텍사스유와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도 각각 전날보다 1.18달러, 1.75달러 떨어진 배럴당 41.75달러와 44.06달러에 거래됐다. 서부텍사스유와 브렌트유는 전날에도 배럴당 1달러 이상 하락했다.
공사 쪽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미국의 원유 재고량 증가와 오펙(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공급 지속 등의 영향을 받은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두바이유 가격은 올해 최저치인 42.55달러(1월14일)보다도 1달러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42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는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국제 원유값은 2008년 말 국제금융위기 때 배럴당 36달러까지 떨어졌다가 2009~2010년에 70~80달러대로 회복했고, 2011년에는 100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배럴당 100달러대 시대’가 3년 넘게 지속되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로 전환해 지난해 말에는 배럴당 50달러대로 반토막이 났다. 올해 들어서는 40~50달러대에서 유지됐는데, 최근 일주일가량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보통휘발유의 전국 주유소 평균 판매값도 2011~2013년 1900원대에서 지난해 1827원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1500원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12일 평균 판매가격은 1478원이다.
유가 하락세와 관련해서는 배럴당 40달러 선이 무너질지에 관심이 모인다. 에스케이(SK)증권 손지우 애널리스트는 “한 차례 더 떨어진 뒤 지금(40달러선)보다 더 낮은 수준의 저유가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가 하락 이유 가운데 하나인 셰일가스 채굴 채산성이 40달러 수준인 만큼 30달러대 진입은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당장의 유가 추이와 관련해서는 다음달 초로 예정된 오펙 정례회의 결과에 관심이 모이지만, 산유국들이 감산에 합의할 가능성은 작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원유 가격이 떨어지면 경상수지 개선과 물가 안정에는 유리하지만, 과도한 유가 하락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마냥 반길 일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국제 유가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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