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600대 기업 조사 결과
신흥국 성장·소비 둔화 등 요인 꼽아
수출 회복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내년 전략은 ‘경영 내실화’ 최우선
신흥국 성장·소비 둔화 등 요인 꼽아
수출 회복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내년 전략은 ‘경영 내실화’ 최우선
국내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 열 곳 중 아홉 곳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우리 경제가 2%대의 저성장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최근 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내놓은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인 3%대 초반 보다 낮은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7일 국내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들을 대상으로 ‘2016년 경영 환경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 기업 285곳 가운데 90.2%가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에 이어 3% 미만에 그칠 것으로 답변했다고 밝혔다.
성장률 전망치를 구간별로 보면, ‘2.5% 이상~3% 미만’이 39.3%, ‘2% 이상~2.5% 미만’이 35.3%였다. ‘2% 미만’에 그칠 것이라은 응답도 15.6%에 달했다. 이런 답변은 기획재정부(3.5%), 한국은행(3.2%), 한국개발연구원(3.1%) 등 정부와 주요 공공기관들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보다 모두 낮은 것이다. 또 올해 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3% 미만’이라는 응답이 98.3%에 달했다.
전체 경제 전망뿐만 아니라 기업 실적 전망도 우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52.7%)이 올해 매출 실적이 연초 계획에 못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계획치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는 응답은 18.7%에 그쳤다.
기업들은 올해 경영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내수 및 수출 동반 부진(48.1%), 중국 등 해외시장 경쟁 심화(21.1%), 원자재값 등 생산비 증가(10.2%) 등을 꼽았다. 내년 위험 요인으로는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 둔화(27%), 가계부채 위험성 증가로 인한 소비 둔화(25.5%), 미국 금리인상과 국제 금융시장 불안(25%) 등을 들었다.
올 들어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는 수출의 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93.2%가 내년 하반기 이후라고 답했다. 과거 수준으로의 회복이 어렵다는 응답도 31.1%에 달했다. 올해 수출은 1월부터 10월까지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1~10월 누적 기준으로는 지난해에 비해 7.6% 줄었다.
이처럼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데도 내년도 매출 및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47.2%와 44.4%로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의 2~3배에 달했다. 이는 기업들의 위기 돌파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기업들이 내년에 중점을 두고 추진할 경영전략으로는 ‘사업 구조조정 등 경영 내실화’(40.8%)가 가장 많았다. 실제로 내년에 자산 매각, 인력 감축, 사업 철수 등과 같은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이 있는 기업도 16.3%나 됐다. 전경련의 홍성일 재정금융팀장은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기업들은 구조조정 등 경영 내실화에 주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원샷법 등 사업구조 재편 지원과 노동개혁이 속히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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