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경영 복귀 100일…최태원 SK회장의 변신? “내가 없을 수 있음을 감안해라”

등록 2015-11-23 20:57

최태원 SK회장
최태원 SK회장
1인 경영체제 대신 시스템 경영·집단지성 의사결정 강조
“내가 언제까지 이 자리에 있겠나. 언제든 내가 없을 수도 있음을 감안해 경영에 임해 달라.”

23일로 회장직 복귀 100일을 맞은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그룹 수뇌부들에게 한 말이다.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됐다가 2년6개월여 만에 8·15특사로 풀려난 최 회장을 두고 강력한 카리스마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실제 그는 시스템경영과 집단지성에 바탕한 의사결정을 강조했다고 한다.

최 회장은 지난달 말 제주에서 그룹 최고 수뇌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 참석해 계열사들의 분권 속 협업을 뜻하는 ‘따로 또 같이’ 경영 강화를 주문했다고 한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장 김창근)와 그 산하 7개 위원회가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사장들이 수천억원 투자 계획을 30분 브리핑한 뒤 결정을 내려달라고 하는데, 내가 언제나 가장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그와 관련해 더 잘 아는 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주요 계열사 대표들에게 ‘(회장 취임 10년째였던) 2008년에 회장 자리를 그만뒀어야 했는지 모른다. 앞으로도 언제 자리를 비우게 될지 모르니 그에 대비한 경영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그룹 쪽은 “언제든 회장이 없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이오들이 좀더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일해달라는 일반적인 주문이었다”며 시스템경영 강화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에서 연말 임원 인사 때 최 회장 대신 그룹을 이끌어온 전문경영인 상당수가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에스케이의 가장 큰 화두는 ‘차세대 먹거리’ 확보다. 이동통신(텔레콤)·에너지(이노베이션)·반도체(하이닉스) 3대 사업영역에서 무난한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전망 좋은 미래사업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텔레콤이 통화 수익으로 이익을 내던 시대는 끝나가고 있고, 중동 원유를 들여다 정제해 파는 석유사업 또한 장기적으로는 비전이 없다는 게 최 회장의 판단인 것은 맞다”며 “(최 회장과 계열사 시이오 등) 모두의 고민이기도 한데 뚜렷한 방향이 나오지는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 텔레콤 계열에서는 상거래(11번가)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지만 백화점 등 기존 유통업체, 쿠팡 등 신생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해 앞날을 장담하기 어렵다. 에너지 쪽도 자동차전지 사업은 엘지(LG)화학과 삼성에스디아이(SDI)가 선점했고 석유개발 사업에서는 3분기에 적자를 내는 등 상황이 여의치 않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이 그룹 전략위원회(위원장 정철길)의 역할 강화를 주문하고, 새로운 기업문화의 핵심 키워드로 ‘솔직함’을 제시한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계열사 평가와 재무관리 등을 주로 담당해온 전략위원회에 사업 구조조정의 핵심축 역할을 맡기고, 장밋빛 전망만 보고해 당장에 면피하려는 태도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최 회장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