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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직원에게 무례한 고객 내보내겠다’ 안내문 내건 이유요?”

등록 2015-11-25 19:17수정 2015-11-26 11:02

김승호 짐킴홀딩스 회장. 사진 스노우폭스코리아 제공
김승호 짐킴홀딩스 회장. 사진 스노우폭스코리아 제공
[짬] ‘스노우폭스’ 모회사 짐킴홀딩스 김승호 회장
“한국의 ‘소비자 갑질 문화’ 없어지도록 지지해 주세요”
“저는 세금을 내는 걸 즐기는 편이에요. 제가 낸 세금이 결국 사회적 구조를 풀어서 제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믿는 거죠. 사회가 평등해지고 윤리적으로 돌아가고 믿을 수 있게 되면 그게 모두 제게 자산으로 돌아옵니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올 줄 몰랐다. <한겨레>팟캐스트 ‘디스팩트 시즌 2’ 녹음(▶방송을 들으시려면 : 디스팩트 시즌2#04-“우리 직원한테 갑질하면 내보내겠습니다”)을 위해 지난 17일 서울 홍대 앞 미디어카페 후에서 만난 김승호(51) 짐킴홀딩스 회장의 말이다. 짐킴홀딩스는 최근 “우리 직원이 고객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면 직원을 내보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라는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문’을 내걸어 화제를 모은 도시락 카페업체 스노우폭스의 모회사다.

“직원에게 무례한 고객 내보내겠다”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문’ 게시 ‘화제’
“기업인들 연락 받으며 ‘보람’ 느껴”

30년전 미국 건너가 사업 ‘자수성가’
“세금내기 즐기는 건 이익도 느니까”
26일 팟캐스트 ‘디스팩트 시즌2’ 공개

김 회장은 1987년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 2세대 사업가다. 스노우폭스는 미국과 유럽 등 세계 11개국에 1250개 매장을 두고 있고, 임직원은 모두 4000여명이다. 그는 미국내 식품유통업체인 제이케이(JK)959 컴퍼니와 식품제조업체 블루에그(Blue Egg Inc.)도 소유하고 있고, 한국의 상장회사 한 곳의 대주주다. 그는 “저는 정치적 성향은 사실 좌에 가까운데, 이익적 측면으로 본다면 미국 공화당이 집권했을 때 세금을 덜 내기 때문에 몇십억원은 더 벌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경영 철학 역시 ‘개인의 이익’보다는 ‘공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어느 특정한 기관에 편중된 이익은 곧 소멸된다”며 “프랜차이즈 점주라든지 직원, 저희와 함께하는 다른 회사들이 다 동등하게 이익을 취하는 구조, 그런 평등 구조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노우폭스는 모든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했고, 한국에서 이른바 ‘하청업체’라고 불리는 수많은 도매상도 동등한 거래 대상인 ‘파트너’로 보고 있다. 그는 “직원들은 제가 고용했지만 아랫사람은 아니다”라며 “그 사람의 인품 하나, 그 사람의 가치 하나가 저랑 똑같은 동등한 대상”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운영 역시 한국처럼 각 매장에 직접 물건을 공급하지 않고, 파트너 도매상에 물건을 넘겨 점주들이 도매상을 통해 직접 구입하도록 한다. 각 점포가 자율적 운영으로 개별적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그는 “사적인 공명심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게 서로에게 더 이익이고 경제적이라고 본다”며 “내가 지금 당장 어떤 특정한 이익을 취하더라도 이건 내 돈이 아니고 결국 사라질 돈이다. 전체 총합이 커져야 내 총합도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노우폭스코리아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문
스노우폭스코리아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문

화제가 된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문’도 한국에 ‘인간 존중 문화’를 퍼뜨리고 싶은 김 회장의 철학에 따라 작성됐다. 그는 “우리 직원들이 최소한 자존심은 다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최근 인천의 한 백화점 보석 매장에서 있었던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입점 업체로서는 그 고객이 소리를 지르는 것, 그래서 분란이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무서우니까 직원들이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사람이 무릎을 꿇는다는 건 삶의 존엄성 자체가 없어지는 일인데, 백화점 쪽에서 그런 고객이 있었을 때 적극적으로 응대하라고 교육하고 관련 규칙만 있었더라도 그런 일은 생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불량 고객과 불만 고객은 분리되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 회장은 “불만은 100% 받아들일 수 있지만 불량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일부 불량 고객이 우리 직원에게 너무 함부로 하고 예의를 갖추지 않는 특정한 형태를 나무라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문을 보고 많은 기업인들이 연락을 해온다”며 “문화적으로 영향을 준 것이니, 조금만 더 지지를 보내주시면 한국에서 이런 소비자 갑질 문화가 없어질 수도 있다. 그것만으로도 제가 한국에 사업을 차린 보람을 충분히 느낀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팟캐스트 ‘디스팩트 시즌 2’에 출연해 1시간 동안 경영과 인생 철학, 개인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26일부터 팟빵과 아이튠스 등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이재훈 박수진 기자 nang@hani.co.kr

▶디스팩트 시즌2 방송 듣기 바로가기

팟빵 : 바로 가기

아이폰용 아이튠즈 : 바로 가기

안드로이드용 쥐약 앱 : 바로 가기

▶디스팩트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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