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태어난 아기는 평균 82.4년을 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해 전보다 0.5년 늘었다.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보다 6.5년 더 오래 살고, 서울 등 수도권 대도시의 기대수명이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14년 생명표’를 보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은 82.4년으로 조사됐다. 기대수명은 2000년 76년에서 14년 만에 6.4년 늘어났다. 기대수명은 현재의 연령별 사망수준이 그대로 지속된다는 가정하에 계산한다.
여성이 85.5년으로 남성(79년)보다 6.5년 더 긴 것으로 조사됐다. 남녀의 기대수명 격차는 1985년 8.4년을 정점으로 2000년 7.3년, 2013년 6.5년으로 감소 추세다. 남성에게 높았던 간 질환 사망률이 줄어들면서 기대수명 차이도 감소한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여성이 오래 살긴 하지만, 아픈 기간이 남성보다 긴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기대수명 85.5년 가운데 19.6년을 질병이나 사고로 아픈 상태로 지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남성은 기대수명 79년 중 아픈 기간이 14.1년으로 예측됐다. 즉 아프지 않고 건강한 몸으로 살 수 있는 기대수명이 여성은 65.9년, 남성은 64.9년이란 얘기다.
지난해 출생한 아이들의 경우 앞으로 암에 걸려 숨질 확률이 높아졌다. 남성은 28.4%, 여성은 16.9%로 전년보다 각각 0.3%포인트씩 늘었다.
한국 남성과 여성의 기대수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각각 1.2년, 2.4년 길다. 오이시디 회원국 가운데 기대수명이 가장 높은 나라는 남성의 경우 스위스(80.7년), 여성은 일본(86.6년)이다.
지역별로 기대수명을 보면, 서울이 83.6년으로 가장 높았고 경기(82.9년)가 뒤를 이었다. 반면 울산(81.3년)과 강원(81.4년)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남녀의 기대수명 차이는 전남이 8.3년으로 가장 격차가 컸고, 5.1년인 울산이 가장 적었다. 지난번 조사 때인 2011년과 견주면 충북과 경북에서 기대수명이 1.6년씩 늘어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서울이나 대도시지역에서 기대수명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소득수준도 높고 건강을 생각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며 “사회경제적 차이가 기대수명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