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성 말로만 집안일 분담
집안일 하루 45분 ‘OECD 꼴찌’
“부인이 주도” 81%
여성 가사노동시간은 227분
집안일 하루 45분 ‘OECD 꼴찌’
“부인이 주도” 81%
여성 가사노동시간은 227분
한국의 남성들은 집안일을 부부가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는 부인에게 전담시키다시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 남성들의 가사노동 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짧았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일·가정 양립 지표’를 보면, 2014년 현재 13살 이상 남성을 대상으로 집안일 분담에 대한 ‘견해’를 물어보니, 응답자의 42.7%가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직까지는 ‘부인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7.0%)를 포함해 ‘부인이 주도해야 한다’(54.6%)는 응답이 훨씬 많지만, ‘공평 분담’ 응답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2006년 조사에서 26.1%였던 ‘공평 분담’ 응답 비율이 2010년 31.2%, 2014년엔 42.7%로 나왔다.
하지만 실제로 집안일을 공평하게 분담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마음과 행동이 따로 가고 있는 것이다. 19살 이상 함께 살고 있는 부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집안일을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고 밝힌 남성 비율은 16.4%에 그쳤다. 반면 ‘부인이 주도하고 있다’는 비율은 80.5%나 됐다. 함께 사는 부부 10쌍 중 8쌍은 부인이 가사일을 전담하거나 주로 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공평 분담 비율이 높아지고는 있다. 2008년에는 집안일을 부인이 주도한다고 응답한 남성 비율이 89.4%였고,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비율은 8.7%였다. 부인이 주도한다는 비율은 8.9%포인트 하락한 반면,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비율은 7.7%포인트 오른 것이다.
또 한국 남성의 일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2009년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26곳 가운데 가장 짧은 45분이었다. 한 시간이 채 안 되는 것이다.
반면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227분였다. 남성과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 격차(182분)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큰 편에 속했다. 반면 노르웨이(31분)·스웨덴(53분)·덴마크(57분)·핀란드(73분) 등 복지 제도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활발한 북유럽 국가들이 남녀 간의 가사노동 시간 격차가 작았다.
다만 이번 조사는 맞벌이와 홑벌이 부부를 구분하지 않고 진행돼 집안일 분담과 관련한 의식과 행태를 정확하게 가늠하기엔 한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맞벌이 가정의 남성이 홑벌이보다는 가사 분담을 더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영란 통계청 사회통계국 사무관은 “맞벌이 여부와 가사 분담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분석과 조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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