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브랜드 ‘THE H(디에이치)’
내년 분양 개포 3단지 첫 적용
브랜드 양극화로 재건축 잡기
브랜드 양극화로 재건축 잡기
현대건설이 올해 새로 도입한 프리미엄 브랜드 ‘THE H(디에이치)’를 3.3㎡당 3500만원 이상의 아파트에만 쓰도록 ‘허용’하기로 하고, 내년 상반기에 분양할 대표적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인 개포주공3단지에 이 브랜드를 적용하기로 했다. 최근 아파트 공급과잉 우려가 짙어지는 가운데 ‘브랜드 양극화’로 재건축 시장의 열기를 지피려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현대건설은 7일 기존 브랜드인 힐스테이트와의 차이를 두고 “디에이치 브랜드는 3.3㎡당 3500만원 이상 단지에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허용’하는 것으로, 강남권 재건축에 대해 차별화한 마케팅을 하고자 도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1월에 이주가 시작되고 상반기 안에 청약을 받을 예정인 개포3단지 시영아파트는 재건축 뒤에 이 브랜드를 쓰게 된다. 앞서 현대건설은 2006년 9월에 ‘서울숲 힐스테이트’라는 대중적 브랜드를 앞세워 주택 사업을 했으나, 올해 4월 이른바 ‘강남 아파트 전용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새로 내놓았다. 새 브랜드 사용이 처음 확정된 아파트는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삼호가든맨션3차 재건축 아파트로 ‘디에이치 반포’라는 이름을 달게 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아직 주민 이주와 일반분양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서 ‘디에이치’라는 이름을 달고 강남권에 이름을 알릴 아파트는 개포주공3단지 1300여가구가 처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현대건설은 서울 강남권 최고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던 개포8단지 공무원아파트 부지가 ‘초고가 베팅’ 논란에 오른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지에스건설과 손잡고 컨소시엄 형태로 이 땅을 지난 7월 1조1908억여원에 낙찰받았다. 강남 재건축 시장의 부동산 열기가 앞으로 사업의 흥행에 크게 중요한 상황이다. 땅값이 3.3㎡당 5471만원 꼴이어서 재건축할 아파트 분양가가 적어도 3.3㎡당 3500만원을 넘어서야 수익성을 맞출 수 있다. 이에 따라 2018년 이후 진행될 분양 일정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입주 대란설’이 나오는 시기에 강남 재건축 시장을 달궈야 한다.
현대건설 쪽은 “두산건설의 트리마제, 대림산업의 아크로 시리즈 등 아파트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 브랜드 대부분은 서울 강남권과 인근 아파트에 적용되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올 하반기 강남권 평균 분양가가 3.3㎡당 4천만원을 넘어가면서 강남권 조합원들이 분양가에 걸맞는 상품과 브랜드를 요구하고 있는 것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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