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7.9% 공개매수 통해 10% 확보
신동빈 회장 그룹 지배력 강화될 듯
신동빈 회장 그룹 지배력 강화될 듯
일본에서 제과사업을 하는 ㈜롯데가 한국 롯데제과의 지분을 최대 10%까지 사들이기로 해서 조만간 이 회사 2대주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롯데그룹 순환출자 구조에서 핵심 계열사인 롯데제과의 지분을 일본의 ㈜롯데가 대거 사들이는 것은 현재 한·일 양쪽에서 경영권을 장악한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일본 언론을 통해 ㈜롯데를 상장하고 한국 롯데제과와 시너지 경영을 추진할 뜻을 밝히는 등 양국의 사업과 지배구조 개편 의지를 드러냈다.
일본 ㈜롯데는 한국 롯데제과의 지분 7.9%(11만2775주)를 공개매수하기로 했다고 9일 공시했다. 공개매수 기간은 이날부터 말일까지로, 주당 매수가격은 230만원이며 예정매수 금액은 최대 2594억원이다. 앞서 일본 ㈜롯데는 지난 4일에도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롯데제과 지분 2.1%(2만9365주)를 매수했다고 밝혔다.
롯데제과는 그룹 지주회사인 호텔롯데와 다른 계열사를 연결하는 중간 지주회사 격으로, 롯데칠성음료(19.29%), 롯데쇼핑(7.86%), 롯데푸드(9.32%)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상당 부분 갖고 있다. 이런 롯데제과의 2대주주가 될 일본 ㈜롯데의 대표이사는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으로, 양국 경영권 장악에 핵심이 되는 롯데홀딩스 이사회 지지를 신 회장이 얻는 데 핵심 구실을 한 인물이다.
신 회장은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호텔롯데(한국)의 상장이 내년 상반기에 실현되면 장래 과제로 (일본 ㈜롯데의) 상장을 검토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자신과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일 롯데 경영을 각각 나누어 맡을 가능성에 대해 “직원과 임원이 어떻게 생각할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 전 부회장의 복귀 여부에 대해 “창업자의 지시서 한장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라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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