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취약계층 돕는 ‘은행 아닌 은행들’ 업무협약
주빌리, 장발장의 벌금 대출 신청자 대상 채무 상담
개별 채권 매입도…대출 신청자는 돈이나 재능 기부
주빌리, 장발장의 벌금 대출 신청자 대상 채무 상담
개별 채권 매입도…대출 신청자는 돈이나 재능 기부
“두 은행의 궁극적 목표는 바로 은행의 폐점입니다.”
장기연체 대출의 굴레에 빠진 사람들을 구제하는 ‘주빌리 은행’과 벌금을 못 내 노역 위기에 처한 서민을 돕는 ‘장발장 은행’이 손을 잡았다.
주빌리은행과 장발장은행은 10일 오후 서울 장충동 우리함께빌딩에서 업무협약을 맺고 활동에 돌입했다. 주빌리은행이 장발장은행 벌금 대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채무 상담을 해주고, 대출 신청자는 돈이나 재능 기부로 이를 갚도록 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장발장은행 대출 신청자 대다수가 경제적 취약 계층이고, 벌금을 못 낼 정도로 빚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주빌리 은행은 필요할 경우, 이들의 개별 채권을 직접 매입할 계획이다.
주빌리은행과 장발장은행은 진짜 은행은 아니지만 ‘사람 살리는 착한 은행’을 모토로 민간 후원금을 받아 금융 취약 계층을 돕는 활동을 펼쳐왔다. <레 미제라블> 주인공 장발장의 이름을 딴 장발장은행은 2월25일 출범한 뒤 지금까지 17차례에 걸쳐 285명에게 5억4088만원을 무담보 무이자로 빌려줬다. <성서>에 등장하는 ‘롤링 주빌리’에서 이름을 딴 주빌리은행은 8월 출범한 뒤 지금까지 채권을 소각해 3789명에게 원금 1078억6413만원을 탕감해줬다.
주빌리은행 백미옥 사무국장은 “두 은행이 하는 일은 민간이 아닌 정부 차원에서 해야 하는 일”이라며 “정책 개선 달성과 각 은행의 폐점을 목표로 상호협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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