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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선거 ‘금품 논란’

등록 2015-12-14 01:10수정 2015-12-14 01:28

“지지 부탁…선물속 현금 3000만원”
전임 회장, 후보·지회장 2명 고소
지회장 “작은 성의…청탁 대가 아냐”
오는 22일 새 회장을 선출하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금품 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여성경제인협회와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강남경찰서는 이달 초 여성경제인협회 8대 회장 선거에 출마한 한아무개(57)씨와 협회의 지회장인 진아무개(63)씨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앞서 전임 회장인 신아무개(74)씨는 10월 초 ‘부정 금품 제공’(배임증재)과 ‘사전 선거 개입’ 혐의로 이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신 전 회장은 고소장에서 “진 지회장이 9월 초 연락을 해서 강남의 한 호텔에서 만났는데 인사와 함께 화장품 선물 가방을 건넸다. 이어 같은 지회 소속인 한씨가 합석한 뒤 차기 회장 선거 때 지지를 부탁했다. 이를 거절하고 집에 돌아와 화장품 선물 가방을 열어보니 현금 3000만원이 들어 있어 사진을 찍고, 협회 소속 변호사와 회계사를 불러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신 전 회장의 요구로 여성경제인협회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진 지회장은 협회에 낸 경위서에서 “창업 24년 만에 산업훈장을 수상하게 돼 신 전 회장을 통해 평소 협회를 위해 노력해오신 원로회에 작은 성의를 올린 것이다. 청탁의 대가가 아니고 그 자리에서 한씨 지지를 부탁하는 대화가 오가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씨 쪽도 “기부금이 전달된 뒤 잠시 만났을 뿐인데, 내가 (고소 건에) 왜 거론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 전 회장은 “평소 별다른 친분이 없는 진 지회장이 한씨의 회장 당선을 도와달라며 건넨 청탁형 뇌물이고, 자금의 출처는 한씨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진 지회장이 돈을 건넨 목적과 그날 오간 대화의 내용을 두고 양쪽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데, 협회는 ‘둘 사이 돈거래 문제’라며 별다른 결론을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신 전 회장이 10월 초 한씨와 진 지회장 등을 경찰에 고소하고 청와대에도 진정을 내면서 문제가 외부로 불거졌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최근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면서도 “무혐의와 기소 가운데 어떤 의견으로 송치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진 지회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를 보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여성경제인협회는 여성 기업인들의 경영 활동을 돕기 위해 ‘여성 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1999년 설립된 법정단체(특별법인)로, 전국 16개 지회와 2500여개 회원사를 두고 있다. 지회별로 ‘여성 창업 보육센터’를 운영하며 창업자금 지원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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