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PN, 중소기업만 자격있는 입찰에 참여”
중소기업청은 23일 국내 최대 빵집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에스피씨(SPC)그룹 오너 일가가 소유한 정보통신기술 업체 에이에스피엔(ASPN)이 중소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 공공기관 발주 사업 입찰에 참여한 것(<한겨레> 23일치 18면)으로 보고 고발 조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기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에이에스피엔의 주주 현황과 정관 등을 확인한 결과, 에이에스피엔이 중소기업 간 경쟁입찰 참여 제한 기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에이에스피엔의 소명 등 절차를 밟아 경쟁입찰 참여를 제한하고 검찰에 고발 조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 제품 구매 촉진 및 판로 지원에 관한 법률’(판로지원법)은 20억원 미만 공공기관 소프트웨어 개발사업의 경우 중소기업만 참여하도록 하고, 에이에스피엔처럼 대기업 오너가 소유한 회사는 참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에이에스피엔은 올해 4월 한국공항공사의 이알피(ERP·기업자원관리) 업그레이드 용역사업 등 다수의 중소기업 간 경쟁사업을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기청은 에이에스피엔이 최근 한국철도공사의 이알피 구축 용역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중기청은 “한국철도공사의 이알피 구축 용역사업(180억원 규모)은 대기업이 참여 가능한 소프트웨어 사업이고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지정 범위(20억원 미만의 소프트웨어 사업)에 해당하지 않아 판로지원법에 따른 참여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쟁입찰에서 탈락한 중소기업들은 “에스피씨그룹 허영인 회장의 두 아들이 지분 52%를 소유한 에이에스피엔을 중소기업으로 볼 수 없다. 그런데도 에이에스피엔은 상생협력 평가 항목에서 중소기업으로 인정받아 만점을 받았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취소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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