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시장 점유율 2위인 ‘처음처럼’이 출고소주 출고가 6.4% 올려음식점 값 5000원 시대가를 인상했다. 한달 사이 주요 소주업체들이 모두 출고가를 인상함에 따라 새해부터 음식점과 주점 등에서 판매되는 소주 가격도 4000~5000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롯데주류는 내년 1월4일부터 주력 소주인 ‘부드러운 처음처럼’(17.5도) 360㎖ 병제품 출고가를 946원에서 1006.5원으로 6.4% 인상한다고 30일 밝혔다. 전체 소주 제품의 평균 인상률은 5.54%다. 다만, 올해 출시된 ‘순하리 처음처럼’은 현재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소주 업계 1위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30일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클래식’ 출고가를 병당 961.7원에서 1015.7원으로 올린 바 있다. 이어 금복주, 무학, 맥키스컴퍼니, 한라산소주 등이 출고가를 3~6%씩 올렸다.
이번에 처음처럼까지 출고가가 인상돼 음식점과 주점의 소주 값이 4000~5000원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소주 업체들은 늘 그렇듯이 원가 상승 요인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이번 출고가 인상은 여느 때와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 보통 소주 업체 한 곳이 출고가를 인상하려고 하면 도매사 등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새어나가기 마련이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업체들도 저마다 가격 인상 계획을 세우곤 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의 지난달 출고가 인상 발표는 기습적이었다는 게 주류 업계의 반응이다. 또 통상 가격 인상 직후에는 정부가 원가를 분석하고 부당이득을 환수하겠다는 등 엄포를 놓기 일쑤지만 이번에는 그런 메시지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번 가격 인상이 정부의 뜻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예전처럼 물가를 잡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소주뿐만 아니라 다른 소비재들의 가격도 줄줄이 오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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