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국가 소송 재판부, 불허 통보
민변 “절차 지연 명분 반대 이해안돼”
법무부 “재판부 오해 가능성 고려한 것”
민변 “절차 지연 명분 반대 이해안돼”
법무부 “재판부 오해 가능성 고려한 것”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5조원대 투자자-국가소송(ISD) 3차 심리를 앞두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의견서 제출을 시도했지만 재판부에 의해 불허됐다. 민변이 제출하려던 의견서는 론스타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아 정부에 유리한 것인데도 론스타는 물론 법무부도 의견서 제출을 사실상 반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변은 30일 “론스타와 한국 정부 사이 중재재판부로부터 3차 중재재판 참관과 의견서 제출 모두를 불허한다는 ‘제15호 중재 절차 결정서’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민변은 11월30일 제3자인 법정 조언자(amicus curiae) 자격으로 “론스타가 한국 법원에서 이미 조세소송을 제기해 론스타의 국제중재 제기는 ‘국내 소송과 국제중재를 동시에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한-벨기에 양자간투자협정(BIT) 위반이라는 내용의 의견서 제출 허가 신청서를 재판부에 냈다.(<한겨레>11월23일치 20면) 허가신청서에 론스타가 한국 법원에 조세소송을 제기했다는 공증이 첨부됐으며, 론스타가 외환은행 주식 매수 당시 금산분리 원칙을 규정한 은행법을 위반해 국제중재를 신청할 적법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앞서 론스타는 2012년 11월 한-벨기에 양자간투자협정에 근거해 국제투자중재재판소(ICSID)에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5조원 규모의 투자자-국가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송기호 민변 국제통상위원장은 “중재재판부가 ‘론스타가 의견서 제출을 강하게 반대하고(oppose) 한국 정부도 절차 지연을 우려해 찬성하지 않았다(do not support)’며 민변의 의견서 제출을 허가하지 않았다. 정부가 절차 문제를 들어 한국에 유리한 자료 제출을 반대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김철수 법무부 국제법무과장은 “한국의 시민단체가 막판에 의견서를 제출하면 재판부가 (한국 정부와 짜고 재판을 지연시키려 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 ‘재판부 의견에 따르되 의견서 제출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라며 “정부 태스크포스팀(T/F), 로펌 등과 어떻게 답하는 게 국익에 부합하는지 여러 논의를 한 끝에 그런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
론스타와 한국 정부 사이 투자자-국가소송 결과는 내년 1월5~8일 네덜란드에서 열릴 예정인 3차 심리 뒤 내려질 예정이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