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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외부 측근에 또 중책 맡긴 최 회장…그룹 안팎 ‘우려’ 목소리

등록 2016-01-13 21:14수정 2016-01-15 16:37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4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4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너 리스크’에 흔들리는 SK ①
지난해 8·15 특별사면으로 최태원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에스케이(SK)그룹 안팎이 뒤숭숭하다. 최 회장의 돌출적인 내연녀·혼외자 고백과 측근 영입 등으로 구설수를 자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수가 경영에 복귀한 뒤 분란이 더 심해진 에스케이의 ‘오너 리스크’ 문제를 세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과 십여년 전부터 인연을 맺어오며 펀드 투자를 권유했던 은진혁(48) 전 인텔코리아 사장이 최근 에스케이그룹에 합류했다.

과거 그룹 계열사들이 은씨가 관여했던 펀드에 투자하거나 은씨와 사업 관계를 맺었다가 손해를 본 전력이 있는데다 경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어서 그의 영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 “최 회장에게 펀드 권유”

에스케이그룹은 지난달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조직을 개편하면서 김창근 의장 직속으로 통합금융솔루션팀(IFST)을 만들고, 팀장(부사장)으로 은씨를 영입했다. 은씨는 에스케이가 추진하게 될 신규 사업의 외부 자금 조달(펀딩) 업무 등을 총괄할 예정이다.

SK 그룹 관련 은진혁씨 활동
SK 그룹 관련 은진혁씨 활동
은씨는 2000년께 재벌 2·3세와 벤처기업인들의 사교 모임 ‘브이-소사이어티’(V-Society)에서 총무로 활동하며 회원이던 최 회장과 만나 인연을 맺었다. 브이-소사이어티는 회원들이 2003년 구속 중이던 최 회장을 선처해달라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해 논란이 됐던 모임이다.

사교 모임에서 최 회장과 은씨의 인연은 사업으로 이어졌다. 2005년 맥쿼리가 에스케이이앤에스(SKE&S·당시 에스케이엔론)의 지분 49%를 인수하는 과정에 맥쿼리증권 전무였던 은씨의 역할이 있었다고 한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50 대 50 합작 상대방이었던 엔론이 파산하면서 에스케이엔론이 경영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맥쿼리가 지분 49%를 인수한 뒤 회사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은씨는 2008년 7월까지 맥쿼리 쪽을 대리해 이 회사에 사내이사로 파견돼 활동했다.

인텔코리아 사장 출신 은진혁씨
통합금융솔루션팀 부사장으로
재벌 2·3세 사교모임 총무로 인연

계열사들, 은씨 근무 헤지펀드에
4차례 수천억 투자한 뒤 잇단 손실
SK “손해본 건 맞지만 은씨완 무관”
은씨쪽 “최회장에게 도움은 줬지만
펀드 운용엔 직접 관여한 바 없다”

2000년대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질 즈음 은씨는 헤지펀드인 하빈저캐피탈로 자리를 옮겼는데, 그즈음 에스케이 계열사들이 하빈저에 수천억원을 투자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2009~2010년 하빈저의 글로벌오퍼튜니티브레이크어웨이 펀드에 2억달러(약 2200억원), 하빈저가 대주주인 미국 이동통신사 라이트스퀘어드에 6000만달러(약 675억원)를 투자했다. 또 에스케이네트웍스와 에스케이이노베이션도 하빈저의 차이나드래곤 펀드에 각각 2억달러(약 2200억원·지분 40%)와 1억달러(약 1100억원)를 투자했다. 하지만 펀드 투자는 손실로 이어졌고, 특히 에스케이텔레콤은 라이트스퀘어드 투자액을 전액 손실 처리해야 했다.

이와 관련해 에스케이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손해를 본 것은 사실이지만, 자세히 따져보면 정부 허가가 안 나오거나 펀드가 조기에 청산됐기 때문이지 은씨와는 무관했다”고 해명했다.

■ 최 회장 내연녀와 연관 의혹도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최 회장의 내연녀인 김아무개씨와 은씨가 관계돼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은씨가 맥쿼리에서 함께 일했던 부하 직원 최아무개·박아무개·조아무개씨 등은 에스케이이노베이션(옛 에스케이에너지)이 2010년 싱가포르에 설립한 버가야인터내셔널(버가야)로 자리를 옮긴다. 석유 트레이딩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설립된 이 회사에 은씨 또한 자문역으로 경영에 관여했다.

버가야는 최 회장의 내연녀인 김씨에게서 서울 반포2차 아펠바움 아파트를 24억원에 매입한 회사다. 지난해 연말 미국에서 활동하는 언론인 출신 블로거 안치용씨는 김씨가 2008년 에스케이건설로부터 이 아파트를 15억5000만원에 사들였다가 2년 뒤 버가야에 24억원에 팔아 8억~9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뒀다고 폭로한 바 있다.

모회사인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직원들조차 존재를 모를 정도로 알려지지 않은 한 해외 계열사에 은씨와 부하 직원들이 모여들었고, 하필 최 회장의 내연녀로부터 호화 주택을 매입한 것이다. 에스케이는 버가야의 아파트 거래와 관련해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출장 오는 버가야인터내셔널 직원들의 숙소용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워낙 초호화 주택인데다 물량도 10여채에 불과해 부동산중개업소를 거치지 않고 주인들끼리 알음알음으로 거래가 된다”고 말했다. 버가야 또한 손실을 입은 채 현재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대해 은씨는 에스케이그룹을 통해 “펀드와 관련해 최 회장에게 많은 도움을 줘온 것은 맞다. 하지만 에스케이가 하빈저에 투자하기 시작한 뒤 하빈저에 파트너로 결합했고, 에스케이가 투자한 펀드 운용에 직접 관여한 바 없다. 또 김씨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룹 안팎에서는 은씨를 두고 최 회장을 선물·펀드 투자로 이끌어 구속까지 이르게 한 김준홍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 무속인 출신으로 알려진 김원홍 전 에스케이해운 고문과 비슷한 부류로 보는 시각이 많다. 경영 본업이 아닌 엉뚱한 돈벌이로 최 회장을 현혹시킨 ‘측근’이라는 것이다. 그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김원홍·김준홍·은진혁씨를 가리켜 ‘회장님 측근 3인방’이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그룹 주변에서는 은씨 영입을 최 회장이 힘들면 의존하곤 했던 김원홍씨의 빈자리 메우기로 이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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