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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중소기업 수출 지원’ 앱에 웬 ‘박비어천가’?

등록 2016-01-17 16:32수정 2016-01-17 21:48

산자부·코트라, ‘정상외교 경제 활용’ 이름 붙여
“박근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설명도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가 17일 해외 진출 중소기업들을 위해 출시한 스마트폰 앱 ‘정상외교 경제 활용’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가 17일 해외 진출 중소기업들을 위해 출시한 스마트폰 앱 ‘정상외교 경제 활용’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17일 해외 진출 중소기업들을 위한 스마트폰 앱을 출시했다. ‘해외 시장 마케팅’, ‘무역·투자 금융 지원’, ‘해외 프로젝트 수주’, ‘해외 현장 지원 인프라 활용’ 등 필수 정보를 10개 테마별로 정리·안내했다고 한다. 수출 중소기업들에 ‘손안의 해외 진출 도우미’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그럴 듯해 보인다.

그런데 앱 이름이 ‘정상외교 경제 활용’이다. 수출 기업 지원 앱 이름에 왠 정상외교? 이날 두 기관이 함께 배포한 자료에 그에 관한 설명이 담겨 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중소기업들이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지원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상시지원체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자료에는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검색창에 ‘정상외교’를 검색한 뒤 다운로드를 하면 된다는 친절한 앱 설치법도 덧붙여져 있었다.

지난해 한국 수출은 전년에 비해 8%가량 줄어들었다. 수입도 17% 감소했고 그 결과 5년 만에 ‘무역 1조달러 클럽’에서 탈락했다. 전례 없는 수준의 교역 감소는 유가 하락과 세계 경기 둔화 탓이 크다지만, 이런 속에서 정부 부처와 관련 공기업이 해외 진출 중소기업을 조금이라도 돕기 위해 뭔가 해보려는 노력은 평가받을 만 하다.

하지만 중소기업 수출 지원 앱에까지 대통령의 공덕을 찬양하는 이름을 붙인 것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14일에 열린 7개 부처 대통령 업무보고 때도 산업부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활용’과 ‘정상외교 활용’을 통해 수출 회복 계획을 보고했다. 이쯤되면 수출 주무부처인지, 대통령 바라기 수출 주무부처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주형환 신임 산업부 장관은 13일 취임식 전부터 수출 기업들을 방문하고, 일요일인 17일에도 인천공항 수출화물터미널을 찾았다. 장관이 수출 회복을 정책의 최우선순위로 삼았다는 얘기인데, 산자부 한쪽에선 정상외교가 수출 증대의 왕도라고 강조하는 듯해 우세스럽다. 수출과 관련된 사회 구성원 전체의 노력을 모아도 쉽지 않을 판에 대통령 타령만 하다니, 아무리 복고풍이 대세인 시대라지만 너무한 것 아닌지 뒷맛이 씁쓸하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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