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3년’ 조석래 회장, 등기이사직 계속 맡나

조석래 회장

증선위 해임권고 사유인 분식회계
1심에서 인정받아 직 유지땐 논란
경제연대 “조현준 등도 사퇴해야”

법원이 15일 분식회계 등을 통해 모두 1300여억원의 탈세를 저지른 혐의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한 조석래(80) 효성그룹 회장이 ㈜효성의 대표이사 및 등기이사직을 계속 맡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4년 7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효성이 2005년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했다며 과징금 20억원을 물리는 한편, 주주총회에서 공동 대표이사인 조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을 해임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효성은 이 권고를 따르지 않았다. 현재 효성의 등기이사는 조 회장과 장남인 조현준 사장, 3남인 조현상 부사장, 이상운 부회장 4명이다. 조 회장과 2년 전 함께 기소된 이상운 부회장은 15일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조현준 사장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효성은 2014년 10월 증선위 조처에 불복해 이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내고, 집행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1심 판결 전까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진 상태이며, 현재 서울행정법원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다. 증선위는 효성이 1998년 11월 효성물산 등 계열사를 합병하면서 불량 매출채권 등 부실자산을 정리하지 않고 승계한 뒤 가공의 유형자산·재고자산으로 계상해 자기자본을 부풀렸다고 지적했다. 증선위의 이런 지적은 이번 1심 재판에서 사실로 인정됐다.

2014년 1월 불구속 기소된 이후 조 회장은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법원에 공판 기일 연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연봉은 2013년보다 더 많이 받았다. 효성이 지난해 5월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조 회장은 2014년에 급여 26억5천만원과 성과급 14억1300만원을 합쳐 모두 40억6300만원을 받았다.

경제개혁연대는 17일 성명을 내어, 1심 판결에서 유죄가 인정된 조석래 회장을 비롯해 조현준 사장, 이상운 부회장은 즉각 효성그룹의 모든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조석래 회장은 증선위의 해임 권고 조치를 즉각 이행해야 한다. 조 회장 일가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조세를 포탈한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으나 회사와 주주에 대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조석래 회장과 고교 동문인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장관 등을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삼남인 조현상 부사장을 등기이사로 새로 선임하는 등 친정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데 집중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효성은 “행정법원에서 진행되는 소송 결과를 본 뒤, (조 회장에 대한)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