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경제연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2016~2020년엔 2.5%대 머물 듯
2016~2020년엔 2.5%대 머물 듯
불안정한 대내외 경제 여건상 한국 경제는 당분간 2%대의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경제 체질 개선과 새로운 성장 먹거리 확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2020년대 잠재성장률은 1%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엘지(LG)경제연구원은 19일 ‘2016년 국내 경제 진단-저성장 기조에 위험 요인 산재’ 보고서를 내어 “지난해 한국 경제는 2%대 중후반 성장에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3%대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지만,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저성장 기조 전망의 근거로 대외 경제 여건이 당분간 나아지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지난해 ‘고용 회복→소득·소비 증가→생산·고용 증가’ 선순환으로 세계 경제 회복세를 이끈 미국의 경우, 고용 증가와 소비 증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둔화하기 시작했다. 경기 부양에 도움을 줬던 통화정책(양적 완화)의 변화와 달러 강세로 인한 기업 수익성 하락도 세계 경제 회복과 관련한 미국 역할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요소다.
여기에 중국의 성장 둔화와 국제 유가 하락으로 중동 산유국 등 자원 수출국의 경제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전세계 교역량이 줄고, 이에 따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성장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내수 또한 마땅한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가 종료된 이후 소비 심리 회복과 개별소비세 인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의 영향으로 내수가 호전되는 듯했지만, ‘소비 회복→생산 증가 →고용 회복’의 선순환 흐름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보고서는 “노후 자산인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고 저금리로 금융 자산도 부족해진 상황에서 50대 이상의 소비성향 저하가 이어질 전망이며, 청장년층도 낮은 성장으로 취업이 힘들어 소비를 늘릴 여지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면서 1%대 성장이 보편화할 가능성도 지적됐다. 생산 가능 인구가 올해를 정점으로 내년부터 줄어들게 되면 노동력 투입도 둔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6~2020년까지 2.5% 수준에 머물고, 2020년대에는 1% 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개혁과 규제완화를 통해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성장 먹거리를 찾지 못한다면 2%대 성장을 호황기로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 곧 도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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