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등 노린 범죄 행각 활기
고의 추돌사고·가짜 시술 등에 동원
고의 추돌사고·가짜 시술 등에 동원
ㄱ씨는 지난해 세차장에 갔다가 “세차비·유리막코팅을 공짜로 해준다”는 보험 사기범의 꾐에 빠져 검찰수사를 받는 신세가 됐다. “세차 중 실수로 차에 흠집을 낸 것처럼 꾸며 사진을 찍어 보험사에 제출하고 보험금을 받아내자”는 ㄴ씨의 말에 차량을 빌려줬다가 사기 공범으로 검거된 것이다. ㄱ씨는 “상대가 없는 사고로 수리비를 받아내는 것이라 심각한 범죄 행위인 줄 몰랐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최근 보험사기 전문 브로커의 꾐에 빠져 일반인이 보험사기에 공범으로 연루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일 “보험약관에 없는 보장이나 과도한 금전 보상을 제공한다는 제안은 사기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인 사이트에 ‘고액 단기 아르바이트’ 모집 글을 올려 취업준비생 등을 보험사기에 가담시킨 사건이 대표적이다. 최근 심야에 ㄱ·ㄴ 차량이 한 조를 이뤄 ㄱ차량이 ㄴ차량 앞에 갑자기 끼어들면 ㄴ차량이 급감속해 안전거리 확보를 하지 못한 뒤 차량의 추돌을 유발하는 수법(칼치기)으로 30차례에 걸쳐 5억1000만원의 보험금을 부당하게 타낸 일당이 적발됐다. 수사결과 전문 사기범들이 ‘차량 운전 시 70만원, 탑승 시 30만원의 일당을 준다’는 글을 구인 사이트 올려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해 벌인 사건으로, 무려 74명의 아르바이트생이 피의자 명단에 올랐다.
사무장이 의료인 명의를 빌려 운영하는 속칭 ‘사무장 병원’이 전문 브로커를 고용해 가짜 환자를 모집한 뒤 허위 입퇴원 확인서를 발급해 보험금을 타낸 사건도 있다. 이들 일당은 이런 수법으로 모두 29억9000만원의 보험금을 부당하게 타냈는데, 수사 대상 중 브로커의 꾐에 빠져 가짜 환자로 행세한 사람이 61명에 이르렀다.
이밖에 건강·미용 목적의 시술을 하고 다른 치료를 한 것처럼 진료내용을 조작하는 등의 수법으로 실손 보험금을 타내거나, 정비업체에 차량을 맡기면 정비업체가 자기부담금 없이 수리를 해주겠다고 꾀어 보험사로부터 미수선수리비를 타내는 등의 사기 사례도 적발됐다.
이준호 금감원 보험조사국장은 “사기 제안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순간, 일반인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보험사기로 의심되면 금감원 보험범죄신고센터(insucop.fss.or.kr)나 금감원 콜센터(1332)에 문의하라”고 당부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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