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블로그 인터뷰에 실렸던 윤서인 작가 사진
누리꾼 “이미지 깎아먹는 최악의 섭외” 거센 비판
신세계, 논란 확산되자 해당글 삭제…“작가 요청”
신세계, 논란 확산되자 해당글 삭제…“작가 요청”
신세계그룹이 극우 성향의 웹툰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윤서인(42) 작가 인터뷰를 자사 공식 블로그에 실었다가 누리꾼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 인터뷰는 작가의 요청으로 3일 현재 삭제된 상태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공식 블로그 ‘SSG’는 지난달 21일 ‘윤서인과 함께한 흔한 일본여행의 발견’이라는 제목의 인터뷰 글을 게재했다. 인터뷰 내용을 보면, “자칭타칭 일본박사 윤서인 작가와 함께 일본여행의 디테일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고 밝히며 윤 작가가 여행지로서의 일본에 대해 소개하는 글을 싣고 있다.
윤 작가는 인터뷰에서 일본에 대해 “덕후들이 행복한 나라”라며 “개인의 다양한 개성을 적극적으로 이해해주고 존중해주기 때문에 그에 대한 세심한 이야기들이 발현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작가는 이어 도쿄 나카노의 만다라케 시장, 유노히라 온천 마을 등을 소개했다. 윤 작가는 지난 2008년 <내 맘대로 느낀 대로 일본이야기>라는 제목의 책을 펴낸 적이 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평소 극우 성향의 웹툰을 그려온 윤 작가의 인터뷰 게재를 결정한 신세계를 거세게 비판했다. 아이디 ‘신세계’는 “누가 섭외했는지 모르지만 이건 아니죠. 브랜드 이미지 쌓아올리는 건 어렵지만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라고 했고, ‘arges99’는 “그동안 가지고 있던 신세계 브랜드 이미지를 싹 깎아먹는 최악의 섭외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사람을, 그것도 미디어 마케팅으로 쓰는 건가”라고 했다. ‘김굴비’는 “앞으로 신세계 관련된 상품은 절대 사지 않겠다. 이런 글을 실을 거라면 기본적인 사전 조사는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고, ‘Suzie Choi’는 “재미있는 콘텐츠 올라오는 블로그라 구독 신청했는데 윤서인이라니요. 바로 구독 취소한다”고 했다.
<조선일보>에 ‘朝이라이드’, 자유경제원에 ‘자유원샷’이라는 웹툰을 연재하고 있는 윤 작가는 지난해 일본의 과거사 반성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라는 말이 제일 웃긴다. 칼로 확 할복이라도 해야 ‘제대로 된’일까요”라는 글을 썼다가 누리꾼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또 웹툰에 걸그룹 ‘소녀시대’와 닮은 여성 캐릭터를 등장시켜, 이들이 야한 복장으로 과거 시험을 치고 떡방아를 찧는 모습을 묘사해 성희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터넷 매체 <미디어펜>에 기고한 글에서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나쁜 나라>를 두고 “슬픔을 이용해 장사하는 표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이어지자 신세계 쪽은 지난 1일 윤 작가 인터뷰 글을 삭제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3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8월부터 기존의 누리집을 없애고 SSG 블로그로 통합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블로그를 운영하는 대행사를 통해 블로그 방문자를 위한 콘텐츠를 싣는 과정에서 섭외가 이뤄진 걸로 알고 있다”며 “어떤 정치적인 성향이나 의도를 가지고 섭외하지 않았고, 그저 일본 여행 팁을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실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작가가 ‘글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해 와 글을 내렸다”며 “이런 정치적인 논란이 일어날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윤서인 작가 인터뷰가 실렸던 신세계 통합온라인몰 ‘SSG’ 블로그 갈무리. 현재 글이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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