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높아져 영업이익 급증
SK이노베이션, 1조9800억 벌어
GS칼텍스도 1조3055억 흑자 전환
해외 석유개발 사업 부진 ‘속앓이’
SK, 싱가포르 JAC 운영중단 손실
GS, UAE 육상광구 손해 볼듯
SK이노베이션, 1조9800억 벌어
GS칼텍스도 1조3055억 흑자 전환
해외 석유개발 사업 부진 ‘속앓이’
SK, 싱가포르 JAC 운영중단 손실
GS, UAE 육상광구 손해 볼듯
정유 4사가 저유가에도 지난해 5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정제마진이 좋아져 수익성이 좋아진 것인데, 다른 한편으로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서 적자가 누적돼 마냥 웃을 수만도 없는 처지다.
■ 정제마진 증가세에 ‘콧노래’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은 3일 “지난해 매출 48조3999억원, 영업이익 1조98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2014년(65조8600억원)에 비해 30% 가까이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800억원 적자에서 2조원 넘게 늘었다. 지에스(GS)칼텍스도 이날 매출은 40조2500억원에서 28조3500억원으로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800억원 적자에서 1조3055억원 흑자로 전환했다고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28일엔 에쓰오일(S-oil)이 매출은 28조5600억원에서 17조8900억원으로 40% 가까이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900억원 적자에서 8800억원 흑자로 전환했다고 밝힌 바 있다. 4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현대오일뱅크의 매출은 12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65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결국 정유 4사 전체로는 매출이 50조원가량 줄어들었지만, 7400억원 적자였던 영업이익은 5조원 넘게 늘어난 셈이다. 이는 저유가임에도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과 원유값 사이 격차인 정제마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국제시장에서 정제마진은 2013년 배럴당 6.2달러에서 2014년 5.9달러로 떨어졌다가 2015년에는 7.7달러 수준으로 뛰었다. 지난해 연말로 갈수록 늘어나더니 올해 1월에는 10달러 수준까지 뛰었다. 정제마진이 1달러 오르면 정유 4사의 한해 영업이익은 1조원가량 늘어난다.
■ 죽쑨 해외사업들은 ‘한숨’
저유가로 해외 석유개발 사업에서는 대거 적자가 났다. 에스케이종합화학·에스케이건설·에스케이가스(지분율 30%)는 2011년 중국·인도 기업 등과 연합해 싱가포르에 석유화학업체 주롱아로마틱콤플렉스(JAC)를 세우고 지난해 가동에 들어갔지만 채산성 악화로 가동 넉달 만에 운영을 중단돼 지난해 10월부터 채권단 관리(법정관리)를 받고 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에스케이종합화학은 주롱아로마틱 관련 매출채권 1600억여원을 손실 처리해 지난해 4분기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이 고유가 ‘끝물’이던 2014년 3억6000만달러(약 3800억원)에 인수했던 미국 오클라호마·텍사스주 광구도 가치가 폭락해 4분기 영업외 손실이 2600억원에 달했다. 카자흐스탄 잠빌 광구에서도 500억원 가까운 적자가 나 4분기 석유개발 사업은 259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에스칼텍스의 지분 50%를 보유한 모회사인 지에스에너지는 지난해 5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육상 생산광구 지분 3%를 7400억원가량에 매입했는데, 당시 배럴당 60달러대였던 두바이유 값이 20~30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손해가 불가피한 상태다. 하루 5만배럴, 40년간 약 8억배럴의 원유를 확보하게 되는 단일 규모 최대 유전개발이었지만, 매입자금 대부분을 회사채로 조달해 회사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저유가지만 정제마진이 좋아져 정유사들로서는 좋다. 다만 해외 사업에서의 손실 때문에 마냥 웃을 수만도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원유 관련 지표 및 정유사 실적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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