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등 혐의로 2년7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8·15 특사로 풀려난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그룹 지주회사인 에스케이㈜ 등기이사로 복귀한다.
에스케이㈜는 25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최태원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에스케이㈜ 이사회 의장과 주요 계열사인 에스케이이노베이션·에스케이하이닉스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었는데, 2013년 1월 구속된 뒤 이들 3개사로부터 300억원대 고액 연봉 수령 문제가 언론에 불거지자 이사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에스케이는 “책임경영 강화와 기업가치를 실질적으로 높이기 위해 최 회장이 지주회사 등기이사로 복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다음달 18일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공식 선임되고 주총 직후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에 선출될 예정이다. 최 회장이 복귀하면 에스케이㈜ 등기이사는 6명에서 7명으로 늘어난다. 사내이사는 최 회장과 조대식·박정호 사장 3명이고, 사외이사는 하금열 전 대통령실장 등 4명이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이용희 전 한국신용정보평가 대표이사의 사외이사(감사위원) 연임 안과 이사회 산하에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하는 안도 통과됐다. 사외이사 4명 전원이 참석하는 거버넌스위원회에서는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투자 및 회사의 합병·분할, 재무 관련 사항 등을 사전심의하게 된다. 회사 쪽은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의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 복귀는 ‘내연녀·혼외자 고백’ 편지 공개 뒤 부정적인 여론을 고려해 추후에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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