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산업활동지표 모두 뒷걸음질
세계 경제 침체로 뾰족수 못찾아
할인행사 등 잇단 단기 부양책
효과 떨어지며 소비도 절벽에
선행지수, 3개월 연속 하락세
어두운 전망에 설비투자 ‘뚝’
세계 경제 침체로 뾰족수 못찾아
할인행사 등 잇단 단기 부양책
효과 떨어지며 소비도 절벽에
선행지수, 3개월 연속 하락세
어두운 전망에 설비투자 ‘뚝’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가계마저 지갑을 닫으면서 지난 1월 생산과 소비, 투자 등 경기 주요 지표들이 모두 뒷걸음쳤다. 앞으로의 경기 국면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까지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향후 경기전망도 어둡게 하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1월 전체 산업생산(계절조정지수 기준)은 전월보다 1.2% 줄었다. 지난해 10월(-0.8%)과 11월(-0.5%) 연속 주춤했던 전체 산업생산은 12월 들어 1.3%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바뀌었다. 감소폭도 지난해 1월(-1.6%) 이후 가장 크다. 건설업 생산이 소폭 증가했지만 광공업(제조업 등)과 서비스업 등에서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1월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10.1%)·자동차(-3.6%) 등이 부진하면서 전월 대비 1.8% 감소했고, 서비스업도 0.9% 줄었다.
산업생산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수출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1월 수출 부진이 심화되면서 반도체·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광공업 생산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수출은 지난해 1월부터 올 2월까지 14개월째 마이너스다. 특히 1월엔 18.5%나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문제는 정부로서도 부진한 수출을 반전시킬 만한 뾰족한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수출이 어려운 것은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부진과 유가 하락 등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지난 1일 ‘2월 수출입동향’을 설명하면서 “당분간 수출이 좋아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출 부진으로 ‘불황형 흑자’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1월 경상수지 흑자가 전달보다 3억2천만달러 감소한 70억6천만달러(약 8조7천억원)로 47개월째 흑자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 중 상품수지에서 81억1천만달러 흑자가 났는데, 이번에도 전년 동기 대비 수입 감소율(-23.1%)이 수출 감소율(-15.8%)을 앞지른 게 요인이 된 ‘불황형 흑자’다. 금융시장에서는 부정적 경제 전망과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에 속도가 붙어 1월에 주식과 채권 자금 45억3천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소비절벽’도 현실이 됐다. 각종 할인행사와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가 지난해 말로 끝나자 소비가 급격히 줄어, 1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4% 감소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13.9%) 판매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단기부양책의 ‘약발’이 떨어지면서 지난해 11월 소비는 0.3% 줄고, 12월은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올 1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월 지표의 경우 개별소비세 인하 중단 등 일시적 요인이 크다. 승용차 개소세 인하가 연장(올 6월까지)된 만큼, 2월에 주요 지표들이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단기부양책만으론 ‘반짝 소비 진작 → 소비절벽’의 악순환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구조화된 가계의 소비위축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임금 불평등, 취약한 복지, 가계 부채 등의 영향으로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은 지난해 71.9%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망은 더욱 어둡다. 경기가 좋지 않으니 1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에서 모두 줄어 전월보다 6.0%나 감소했다. 향후 경기가 어떻게 될지를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월에 0.2%포인트 떨어져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김소연 이본영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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