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국 평균 4.3%…호주 8.9% 1위
한전·현대중 등 238곳 한명도 없어
한전·현대중 등 238곳 한명도 없어
우리나라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을 앞두고 한국의 ‘유리천장’이 상당히 높고 단단하다는 사실을 다시 일러준다.
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2014년 현재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전체 직원 가운데 여성 임원 비중은 0.4%로 남성(2.4%)의 6분의 1에 그쳤다. 이런 여성 임원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관련 자료가 있는 30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회원국 평균치는 4.3%다. 여성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오스트레일리아(8.9%)이고, 다음이 영국(7.9%)과 아이슬란드(7.5%) 순이다. 한국은 전체 직원 대비 임원 비중이 다른 나라보다 낮은 편이어서 남성 임원 비중도 회원국 가운데 꼴찌다. 하지만 남성 비중은 회원국 평균치(7.5%)의 3분의 1 수준이 되지만, 여성은 평균치의 11분의 1에 그친다.
이런 추세는 국내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시이오(CEO)스코어 자료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반기보고서 제출 대상인 348개 기업의 임원(비상근 포함) 1만1720명을 성별로 살펴보니 남성은 1만1447명(97.7%)인 반면, 여성은 273명(2.3%)에 불과했다. 직원 수 대비 임원 비율도 남성은 1.3%로 여성 0.1%의 13배나 됐다.
기업별로 보면, 매출액 1위 삼성전자는 1188명의 임원 가운데 48명(4.0%)이 여성이나 2위 현대자동차는 266명 가운데 2명(0.8%)뿐이었다. 다음 차례인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3.7%), 포스코(1.3%), 엘지(LG)전자(0.6%)도 여성 임원이 매우 적었다. 또한 여성 임원이 아예 한명도 없는 기업이 한국전력, 현대중공업, 기아자동차 등 238개(68.4%)에 이르렀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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