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교육콘텐츠사업 750억에 인수
개혁연대 “불공정 내부거래 혐의”
개혁연대 “불공정 내부거래 혐의”
삼성에스디에스(SDS)가 사실상 자본잠식상태인 교육콘텐츠사업을 자회사인 크레듀에 비싼 값에 매각한 것은 불공정 내부거래 혐의가 짙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개혁연대는 크레듀가 지난해 11월 삼성에스디에스의 교육콘텐츠사업 부문을 753억원에 매입(양수)한 것과 관련해 매입가격 결정 근거 등을 묻는 질의서를 보냈다고 7일 발표했다. 크레듀는 교육서비스업을 하는 삼성 계열사로, 삼성에스디에스가 지분 47%를 보유한 1대주주다.
질의서를 보면, 삼성에스디에스 교육콘텐츠사업의 순자산은 152억원이고,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이연법인세자산(166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순자산은 -14억원이다. 경제개혁연대는 크레듀가 사실상 자본잠식상태인 삼성에스디에스의 교육콘텐츠사업을 고가에 인수한 것은 미래수익가치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는데, 크레듀가 인수 당시 참고한 한영회계법인의 가치평가보고서를 보면 설득력이 낮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교육콘텐츠사업의 2015년 하반기 하루 평균 매출을 2억1600만원으로 예측했는데, 실제 크레듀가 인수한 뒤 하루 평균 매출은 1억4600만원으로 예상치의 68%에 불과했다. 또 경기침체 중에는 기업들의 교육사업 비중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고, 실제 해당 사업의 2014년 매출이 전년 대비 6.2% 줄었는데도, 한영의 보고서가 올해 이후 매출이 3~5% 증가할 것으로 가정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경제개혁연대는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3세들이 지분 17%를 보유한 삼성에스디에스가 자회사인 크레듀와 불공정 내부거래를 한 것으로 볼 소지가 높다고 지적했다. 크레듀가 삼성에스디에스에 교육콘텐츠사업을 비싼 값에 사줌으로써, 결국 이재용 부회장 등에게 이득을 줬다는 것이다. 크레듀의 주가는 지난해 10월까지는 6만원을 넘었으나 이 같은 내부이익 유출 우려가 제기되면서 하락하기 시작해, 올해 2월 이후에는 4만원대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삼성에스디에스는 이에 대해 “공정한 평가를 위해 두 회사가 각각 회계법인의 자문을 받아 도출한 가격범위 안에서 거래가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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