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취업난·비정규직 탓
40~60대 가구는 소득 늘어나
40~60대 가구는 소득 늘어나
지난해 20~30대 가구의 소득과 지출 증가율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취업이 어려워진데다 어렵게 직장을 구해도 비정규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인 경우가 많은 탓이다.
8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을 보면, 가구주가 39살 이하인 2인 이상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소득(근로·사업·이자 등을 모두 합한 소득)은 431만6천원으로 전년보다 0.6% 줄었다. 20~30대 가구의 소득 감소는 2003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20~30대 가구 소득 증가율은 2004년 5.6%, 2008년 6.2%, 2012년 2.9%, 2013년 7.4% 등 증가 폭은 오락가락했지만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2014년 0.7%로 쪼그라들더니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소득이 줄어든 연령대는 20~30대뿐이다. 지난해 40대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95만9천원으로 2.8% 늘었고, 50대 가구는 505만5천원으로 2.0% 증가했다. 60대 이상 가구 소득(300만4천원)은 6.8%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20~30대 가계소득이 줄어든 것은 불안정한 고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9.2%로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취업을 해도 비정규직 일자리이거나 생계형 창업에 그치는 등 고용의 질이 악화된 것도 소득 수준 악화의 한 배경이다. 지난해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하고 첫 직장을 잡은 청년층 400만명 가운데 20.3%(81만2천명)는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또 신규 채용 청년층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은 2008년 54%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8월 64%로 10%포인트 증가했다.
소득이 줄어든 20~30대는 허리띠를 졸라맸다. 지난해 가구주가 39살 이하인 가구의 월평균 가계지출은 335만9천원으로 전년보다 0.9% 감소했다. 20~30대 가구의 지출이 줄어든 것도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주거비(월세) 지출 비중이 26.6%로 급증하자 의류·신발(-9.3%), 가구·가전제품 등 가사용품 및 가사서비스(-10.7%) 등의 항목을 줄였다.
청년실업→소득 감소→지출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심화될 가능성이 커지자 정부는 청년고용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그동안 수차례 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책도 여럿 있었다”며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책을 이달 중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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