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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대기업 투자 확대?…전경련의 ‘눈속임’

등록 2016-03-09 19:51수정 2016-03-09 22:07

“30대 그룹 올해 5% 증가” 발표
지난해 현대차 부지매입 빼고 계산
포함시키면 실제 투자 3.5% 줄어
“일회성 투자라 뺐다” 군색한 해명

지난해엔 현대차 부지 포함해 발표
투자 확대 요청한 정부 의식한 듯
산업부 “줄어든 것 알고 있었다” 인정
30대 그룹의 올해 투자계획이 실제로는 지난해 투자실적보다 3.5% 적은데도 5.2%가 많은 것처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눈속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경련은 9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재한 ‘주요 투자기업 간담회’에서 상위 30대 그룹의 2016년 투자계획이 122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실적 116조6천억원에 비해 5.2% 많다고 발표했다. 전경련은 “30대 그룹 설문조사 결과 80%의 기업들이 올해 전반적인 경영 여건을 지난해보다 부정적으로 예상하면서도 선제적 투자를 지속키로 했다”며 투자확대 사실을 강조했다. 올해 투자계획에는 삼성의 평택 반도체단지 건설(2018년까지 1단계로 15조6천억원), 현대차의 친환경 및 스마트차량 개발(2018년까지 13조3천억원), 에스케이의 하이닉스반도체 설비투자(5조4천억원), 엘지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설확장(2018년까지 10조원) 등이 포함됐다.

전경련의 30대 그룹 투자 ‘눈속임’ 내용
전경련의 30대 그룹 투자 ‘눈속임’ 내용
하지만 전경련의 투자계획 증가 발표는 지난해 실적에서 현대차 한전부지 매입액 10조5천억원을 제외하고 계산한 것으로, 이를 포함할 경우 실제로는 지난해 투자실적(127조1천억원)보다 3.5% 감소했다. 전경련은 현대차 한전부지 매입액을 제외한 사유로 “일회성 투자여서 전반적인 투자 추이를 파악하는데 적합치 않다고 생각했다. 현대차 한전부지 매입액을 제외한 사실을 보도자료 주석사항에 기입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전경련이 지난해 3월 “30대 그룹의 2015년 투자계획이 (현대차 부지 매입액을 포함해) 136조4천억원으로, 2014년 투자실적 117조1천억원에 비해 16.5% 많다”고 발표한 것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전경련은 당시 경제난 속에서도 대기업들이 솔선수범해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강조했다. 또 전경련은 지금까지 현대차처럼 ‘일회성 투자’라는 이유로 투자 계산에서 제외한 사례가 단한번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칙적으로도 전경련이 발표하는 30대 그룹 투자는 국내에서 이뤄지는 설비투자와 연구개발투자를 망라한 것이어서, 업무용 시설 건립을 위한 한전부지 매입액은 투자에 포함시키는 것이 맞다. 현대차도 지난해 1월 2015~2018년 4년간 총 81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을 때, 한전부지 매입액을 포함시켰다.

전경련이 현대차의 한전부지 매입액을 투자에서 제외한 근본 이유는 30대 그룹의 올해 투자계획을 지난해 대비 감소에서 증가로 둔갑시키기 위한 ‘눈속임용’이라는 지적이 많다. 전경련이 30대 그룹 투자 수치에 민감한 것은 그동안 정부에 규제완화, 조세지원을 요구할 때마다 투자 활성화라는 명분을 앞세웠고, 박근혜 정부의 투자확대 요청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장담해온 터라, 30대 그룹의 투자감소 사실을 발표할 경우 역풍이 불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산업부도 주형환 장관이 주재한 간담회 보도자료의 첫페이지에 전경련 발표와 똑같은 내용을 담았다. 주 장관은 간담회에서 “2016년 투자계획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총력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 담당과장은 “한전부지 매입액을 포함하면 올해 투자계획이 지난해 실적보다 적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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