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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국내 기업 77%, 조직건강 ‘세계 하위권’

등록 2016-03-15 20:12

상의, 맥킨지와 100개사 4만명 조사

경영진 ‘최상위’-직원 ‘최하위’ 시각차
‘지속성장 DNA’ 확보한 기업 50%뿐

후진적 기업 문화에 조직 ‘골병’
상습야근 가장 문제…주3일이상 43%
비효율적 회의·상명하복 지시 만연
상의 “최고경영자 나서 체질개선을”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 열곳 중 여덟 꼴로 ‘조직 건강도’가 글로벌 기업에 견줘 하위권 수준이고, ‘기업 문화’도 상습적 야근과 비합리적인 평가 시스템 등 후진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5일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에 속하는 대기업 31곳과 중견기업 69곳 등 100개 기업에서 일하는 4만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9개월 동안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이런 내용이 담긴 ‘한국 기업의 조직건강도와 기업문화’에 관한 종합보고서를 발표했다.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매킨지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는 매킨지가 앞서 글로벌 기업 1800곳(150만명)의 리더십·업무 시스템·혁신 분위기·책임 소재 등 조직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평가해 최상위, 중상위, 중하위, 최하위로 각각 25%씩 네 그룹으로 나눈 것을 기준으로, 한국 기업의 수준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국내 기업의 77%는 조직건강도가 글로벌 하위권(중하위 및 최하위)으로 평가됐고, 최하위권도 52%에 달했다. 반면 최상위는 10%, 중상위는 13%에 그쳤다. 특히 중견기업은 조사 대상 69개 중 91%(63개)가 하위권으로 평가됐다. 흥미로운 것은 경영진이 자사의 조직건강도를 최상위 수준인 71점으로 평가한 반면, 직원들은 최하위 수준인 53점으로 진단해, 경영진과 직원 간의 시각차가 분명히 드러난 점이다. 지속적 성과 창출을 가능하게 하는 ‘지속 성장 디엔에이(DNA)’를 확보한 국내 기업은 50%로, 글로벌 기업의 66%보다 낮았다. 지속 성장 디엔에이 유형에서도 국내 기업의 98%는 선진 기업을 빨리 추격하는데 유리한 ‘실행 중심’에 쏠린 반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퍼스트 무버’에 필요한 ‘리더십 중심’, ‘시장 중심’, ‘지식 중심’ 유형은 2%에 불과했다.

기업문화에서도 상습적 야근, 비효율적 회의, 상명하복식 지시, 비합리적 평가 시스템 등 후진성이 심했다. 기업문화 호감도 조사에서 습관적 야근은 31점으로 최저 점수를 받았다. 이어 비효율적 회의(39점), 과도한 보고(41점), 여성의 평가·승진 불리(49점), 일방적 업무 지시(55점) 등의 차례였다. 주5일 근무 중 야근은 평균 2.3일이었고, 3일 이상 야근이 43%에 달했다. 5일 내내 야근도 8.9%로 거의 열명에 한명꼴이었다. 야근이 없는 직장인은 12.2%에 불과했다. 야근이 많은 이유는 퇴근 전 갑작스런 업무 지시, 불명확한 업무 분장으로 인한 업무 편중, 업무 지시 과정에서의 소통 부족이 꼽혔다.

이런 후진적 조직문화는 기업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습적 야근자의 업무 생산성은 45%로 일반 직장인의 57%보다 낮아, 야근이 많을수록 생산성이 떨어지는 ‘야근의 역설’이 나타났다.

재계는 그동안 기업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세계 경제 부진,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 정부의 지나친 규제 등 기업 외부 요인을 주로 꼽아왔는데, 경제단체 조사에서 오히려 기업 내부 요인이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박용만 상의 회장은 “현재의 후진적이고 구시대적인 기업문화에 젖어 있는 병든 조직으로는 ‘저성장 뉴노멀 시대’의 극복도, 기업의 사회적 지위 향상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상의는 기업문화를 해치는 비과학적 업무 프로세스, 비합리적 평가 시스템, 리더십 역량 부족 등 세가지 근본 원인을 혁신하는 데 앞장서기로 했다. 특히 기업문화 개선의 핵심 열쇠는 최고경영자에게 있다고 보고, 주요 행동 계획을 마련해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기로 했다. 이경상 대한상의 상무는 “정시 퇴근 유도를 위한 일제 소등, 여성 인재 활용을 위한 육아휴직 등 대증처방으로는 한계가 있고 사업 원칙 확립, 업무 지시 및 피드백 적합화, 업무 배분 원칙 확립, 성과 중시 평가와 보상, 리더십 역량 강화, 직무 윤리 확립 및 공유 등 근본 처방이 필요하다.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로 구성된 기업문화 선진화포럼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곽정수 선임기자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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