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첫날 32만3천명 가입…97%가 은행

신탁형 1077억…일임형 18억
뭉칫돈 고객은 증권사가 많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첫날인 14일 32만2990명이 가입해 1095억원을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가 15일 집계한 아이에스에이 첫날 가입 현황을 보면, 은행이 31만2464명(96.7%)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증권사와 보험사가 각각 1만470명(3.2%), 56명(0.1%)이었다. 기관별 유치 금액은 은행 802억원(73.2%), 증권사 293억원(26.7%), 보험사 5000만원(0.1%)으로, 증권사에 상대적으로 큰 돈을 맡긴 고객이 많았다. 금융위는 재형저축과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 등 가입자격에 소득 제한이 있었던 기존 세제혜택 상품에 비해 아이에스에이의 출시 첫날 가입 규모가 컸다고 밝혔다. 재형저축과 소장펀드는 각각 출시 첫날 27만9180명(198억원)과 1만7327명(16억6000만원)이 가입했다.

유형별로는 신탁형이 32만2113명(99.8%)으로 일임형의 877명보다 훨씬 많았다. 신탁형의 총 가입 금액은 1077억원(98.4%), 일임형의 총 가입 금액은 18억원이었다. 금융위는 “신탁형이 일임형에 비해 수수료가 저렴한데다, 소액으로도 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개설 이후에도 편입상품을 결정할 수 있어 많이 몰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은행은 일임형 상품을 한달 뒤에나 출시할 수 있지만 고객들이 신탁형에 집중 가입하면서, 영업망이 많은 은행이 초기 가입자 유치 경쟁에서 증권사를 압도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신한금융투자 본점 객장을 찾아 여러 금융회사의 상품 구성과 수수료를 꼼꼼히 비교하고 나서 가입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 위원장은 “어느 회사가 잘 운용하는지 시장이 명확히 알 수 있게 수익률 비교공시 체계를 구축하고 고객이 쉽게 갈아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아이에스에이는 금융회사의 운용 능력을 놓고 진검승부를 하는 대결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