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25~0.5% 동결 결정
올 인상횟수 2차례로 축소 예고
원-달러 환율 20원↓…1170원대로
올 인상횟수 2차례로 축소 예고
원-달러 환율 20원↓…1170원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사실상 두 차례로 예고하면서 ‘속도 조절’을 공식화했다. 아시아 증시와 통화는 강세로 반응해, 원-달러 환율은 4년6개월 만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
연준은 16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0.25~0.5%로 동결하면서 낸 성명에서 “해외와 금융시장 상황이 (미국 경제에)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소비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주택 경기도 살아나고 있지만 이런 위험 때문에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설명했다.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0.875%(위원들 전망치의 중간값)로 제시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제로 금리를 7년 만에 끝내면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1.375%로 제시해 0.25%포인트씩 네 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했던 터다. 하지만 이번에 두 차례 인상으로 축소(1%포인트→0.5%포인트)한 셈이다.
연준의 비둘기파적 결정과 입장은 올 초 국제 금융시장 혼란과 유가 하락, 신흥시장 성장 둔화를 반영한 것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이사회 의장은 “해외 경제의 성장 둔화를 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연준은 1월에만 해도 해외 상황을 통화정책에 주요하게 반영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태도였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6%에서 1.2%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4%에서 2.2%로 낮추는 등 미국 경기의 회복 속도에 자신감이 약간 떨어진 것도 태도 변화에 영향을 줬다. 미국 언론들은 추가 금리 인상이 6월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태도가 예상보다 완화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17일 원-달러 환율은 20원이나 급락한 1173.3원으로 장을 마쳤다. 1170원대까지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30일 이후 처음이고, 전 거래일 대비 하락 폭은 2011년 9월27일(22.7원) 이래 가장 크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2000선을 돌파(2000.30)했다가 올해 최고인 1987.99(0.66% 상승)에 장을 마쳤다. 다른 아시아 국가 증시와 통화가치도 대부분 올랐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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