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5~29살 실업자 8만명 늘어
스펙 쌓아오다 대거 구직 나선 탓
스펙 쌓아오다 대거 구직 나선 탓
지난달 늘어난 실업자 10명 가운데 7명은 20대 후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후반 청년층 가운데 구직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탓이다.
20일 통계청 자료를 보면, 올 2월 20대 후반(25~29살) 실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만명 증가했다. 지난달 증가한 전체 실업자 11만4000명 가운데 70.2%가 20대 후반이다. 연령대별로 실업자 증감을 살펴보면, 1년 전보다 15~19살은 실업자가 5000명 늘었다. 또 30대는 8000명, 40대는 1만명, 60살 이상은 3만1000명 증가했다. 반면 20대 초반(20~24살)과 50대는 실업자가 각각 9000명과 1만2000명 감소했다.
청년(15~29살) 실업률이 지난달 12.5%로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인 것도 20대 후반에서 실업자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1월에도 전체 실업자는 1000명 줄었는데, 20대 후반은 2만8000명 늘었다.
20대 후반 청년층에서 실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이들이 구직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20대 후반은 1년 전보다 6만명 줄었다. 하지만 실업률은 2.8%포인트 올랐고, 고용률은 0.2%포인트 내려갔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으려고 애를 썼으나,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했다는 뜻이다. 취업 준비생이나 대학생은 평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지만, 구직 활동에 나서는 순간 경제활동인구로 집계되고 취업을 하지 못하면 실업자로 잡힌다.
20대 후반의 구직자가 늘어난 것은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거나 괜찮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스펙을 쌓다가 20대 후반이 돼서야 일자리를 찾는 경우가 많아서다.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을 받고 고용이 안정적인 직장일수록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20대 초반에는 시험 준비와 자격증 취득 등 스펙 만들기에 열중하는 청년들이 많다. ‘비정규직→정규직’, ‘중소기업→대기업’ 등 일자리 상승 사다리가 부실해진 탓에, 청년들은 처음부터 좋은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는 부담이 큰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처럼 구직 활동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실업자 상태도 오래 지속된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20대 초반(20~24살) 청년들도 고용 사정이 좋지 않다. 20대 초반 청년의 올 2월 실업자는 1년 전보다 9000명 줄었지만, 비경제활동인구는 2만6499명이 늘었다. 고용률도 44.8%로 0.3%포인트 떨어졌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일자리 상승 사다리 문제를 해결해야 심각한 청년 취업난을 완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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