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13대 주력 수출 산업 제조업체 300곳 대상 조사
“성장기” 응답은 22%그쳐…87% “신사업 추진으로 대응”
“성장기” 응답은 22%그쳐…87% “신사업 추진으로 대응”
수출 주력 산업에 속하는 기업 10곳 중 8곳은 주력 제품의 매출이나 이익이 줄어드는 성숙기나 쇠퇴기에 접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회자 박용만)는 21일 가전·휴대폰·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 등 13대 주력 수출 산업에 속한 제조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우리 기업의 신사업 추진 실태와 시사점’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6.3%가 주력 제품의 매출 확대가 더디고 가격과 이익이 점점 떨어지는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이익이 모두 감소하는 ‘쇠퇴기’에 들어섰다는 기업은 12.2%였다. 성숙기와 쇠퇴기에 접어들었다고 응답한 기업을 합치면 78.5%에 달한다.
반면 매출이 빠르게 늘면서 높은 이익을 거두는 ‘성장기’라고 응답한 기업은 21.5%에 그쳤다. 새로운 시장이 태동하는 ‘도입기’라는 곳은 아예 없었다.
업종별로 보면 성숙기라고 답한 업체는 컴퓨터(80%), 섬유(75%), 평판디스플레이(72.2%), 휴대폰(무선통신기기ㆍ71.4%)에서 많았다. 자동차(50%), 반도체(41.7%)는 비교적 적었다. 쇠퇴기라는 응답은 선박(26.1%), 섬유(25%), 평판디스플레이(22.2%) 순으로 많았다.
대한상의는 “섬유·조선 등 노동집약적인 산업뿐 아니라 시장이 포화하고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된 정보기술(IT)산업까지 구조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도 후발국의 추격과 시장 변화가 빨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주력 제품의 성장 둔화에 대응해 응답 기업의 86.6%는 “신사업 추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기술( ICT) 융합(47.9%), 신소재·나노(28.6%), 에너지 신산업(26.1%), 서비스산업 결합(9.7%), 바이오헬스(5.9%) 등의 차례로 나타났다. 정보통신기술 융합의 구체적 대상으로는 사물인터넷과·스마트홈(43.9%), 드론 및·무인기기(30%), 3D 프린팅(12.3%), 인공지능 및 로봇(11.5%), 가상·증강현실 시스템(4.3%)을 들었다.
그러나 신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초기 단계에 있어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 진행 상황에 대해 ‘가능성 검토 단계’(56.6%)와 ‘구상 단계’(9.3%) 등 시작 단계에 있는 기업이 ‘기술력 확보 등 착수 단계’(23.2%)와 ‘출시 단계’(10.5%), ‘마무리 단계’(0.4%)에 있는 기업보다 훨씬 많았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기업들이 신산업시장의 수익성이 불투명하다고 느끼고 있다. 규제를 풀어 투자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융·노동개혁과 규제 정비 등의 노력을 강조했다.
곽정수 선임기자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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