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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원-달러 환율 ‘롤러코스터’ 아찔해

등록 2016-03-23 19:52수정 2016-03-23 21:07

23일 코스피가 약보합세를 보이며 전날보다 1.69포인트 하락한 1995.12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7.6원 오른 1161.2원으로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23일 코스피가 약보합세를 보이며 전날보다 1.69포인트 하락한 1995.12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7.6원 오른 1161.2원으로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1238원대까지 치솟더니…한달만에 1160원대 미끄럼

연초 8주 상승률 5.4%, 25국 중 2위
중국 경제·미국 금리 전망 혼선에
외국 자본 급격한 유출·유입 영향
변동성 커 환율 대응 고민 깊어져
원-달러 환율이 급히 올랐다가 그만큼 빠르게 떨어지면서 환율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환율 변동성 확대는 수출입 기업 등의 경영 계획 수립이나 정책 당국의 대응에 대한 고민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국제 금융시장 혼란, 유가 하락과 신흥국 경제 불안, 북한 핵실험 등의 소재를 타고 지난달 25일 1238.8원까지 올랐다. 5년8개월 만의 최고치로, 올해 들어서만 66.3원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미끄럼을 타더니 지난 22일에는 3개월여 만에 1150원대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급등세를 진정시키려고 구두 개입에 나선 지 불과 한달여 만이다. 일부 국내외 투자회사들은 올해 1250원대, 어떤 곳은 1300원까지 예상했지만, 1분기가 끝나가는 무렵인 현재로서는 급등 전망이 아직 전망으로서만 남아있다. 원-달러 환율은 23일에는 전날보다 7.6원 오른 1161.2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
원-달러 환율

‘롤러코스터 환율’의 기울기는 외국 통화들과 비교해도 가파르다. 국제금융센터가 달러와 활발히 교환되는 25개국 통화를 비교한 결과, 연초 8주간 원화 가치 하락(환율 상승)률은 5.4%로 아르헨티나(16.0%) 통화에 이어 두 번째다. 회복 속도도 빨라, 이후 3주간 상승(환율 하락)률은 러시아(10.4%), 브라질(9.2%), 콜롬비아(7.8%)에 이어 4위(6.6%)다. 지난 17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하락 폭으로 4년5개월여 만에 최대인 20원이 떨어질 정도로 하루 사이에도 변화가 크다.

이는 우선 한국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거론되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여부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전망이 오락가락했기 때문이다. 원화 가치는 연초 국제 금융시장을 흔든 중국 경제에 대한 회의론이 다소 수그러들고, 이어 지난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하자 회복세를 탔다.

이와 맞물린 외국 자본의 급격한 유출세와 빠른 유입세도 큰 영향을 줬다. 올해 들어 2월17일까지 외국인 주식·채권 자금은 9조8천억원이 빠졌다가 재유입돼 지난 18일 현재 5천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국내 현물시장에 영향력이 커진 미국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거래액 증가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에서 원화 상품 거래액은 지난해 중반 이후 증가해 지난 10일 130억달러(약 15조원)를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가장 많이 거래돼 온 브라질 헤알화보다 많았다. 차액결제선물환은 선물환 약정 기간이 되면 현물 환율과의 차액만 정산하는 구조로, 환 위험 회피뿐 아니라 차익을 노린 투기용으로도 활용된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일부의 환율 급등 전망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해 네 차례 인상할 수 있다는 ‘큰 그림’에 기초했기 때문에 지금 상황과 들어맞지 않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큰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고, 현재 상황이 원화 약세 전망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 최문박 엘지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은 구조적 변화이기 때문에 원화 강세가 지속되리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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