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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법정간 세양선박 M&A 귀재들 ‘피말린 한판’

등록 2005-10-23 19:02수정 2005-10-24 01:26

임병석 회장
임병석 회장
최평규회장 “실패한 투자…비난 못참아”
임병석회장 “적대적 M&A 용납 못해”
외환위기 이후 인수·합병(M&A)의 귀재로 떠오른 임병석(44) 쎄븐마운틴그룹 회장과 최평규(53) 에스앤티(S&T) 중공업 회장이 세양선박 인수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1, 2대 주주인 양쪽은 적대적 인수·합병(M&A) 여부를 놓고 유상증자발행결정 금지가처분신청에 이어 명예훼손 고소전까지 펼치고 있다.

임 회장 쪽은 지난 14일 장마감 뒤 세양선박 지분 18.14%를 전격 매입해 2대 주주로 올라선 에스앤티 최 회장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고 주장한다. 최 회장은 지난해 ㈜에스티엑스의 지분을 9.94%까지 매입했다가 적대적 인수·합병설이 퍼져 주가가 크게 뛰자 곧바로 지분율을 4.52%까지 줄여 수십억원대의 차익을 실현한 ‘전력’이 있다. 임 회장은 최근 한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쎄븐마운틴은 법정관리 상태이거나 시장에 매물로 나온 회사 등을 정상적 방법으로 인수했다는 점에서 최 회장과는 다른 길을 걸어 왔다”며 “다른 회사의 약점을 잡고 흔들어 인수를 시도한 적은 없다”고 최 회장을 겨냥했다.

반면 최 회장은 23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는데도, 임 회장이 적대적 인수·합병설을 흘려 주가를 의도적으로 띄운 뒤 유상증자와 해외전환사채까지 발행하려 한다”며 임 회장을 공격했다. 최 회장은 “세양선박은 물론 임 회장이 가진 쎄븐마운틴 해운이나 진도 등도 주식이 은행권에 무더기로 담보로 잡혀있어 빈껍데기에 가깝다”며 “그러나 당분간은 주가가 떨어져 손해를 보더라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 일로 자신이 기업사냥꾼 또는 차익실현 전문가로 비춰지고 있는데 대한 부담감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임 회장 쪽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은 중장기적인 자금조달 관점에서 마련해 왔다”고 재차 반박했다.

최평규 회장
최평규 회장
두 사람은 2002년 이후 7개와 4개의 회사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인수·합병 실력자로 급부상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마도로스 출신이기도 한 임 회장은 90년 스물아홉 나이에 자기돈 500만원과 빌린돈 4500만원으로 쎄븐마운틴그룹의 모태인 칠산해운을 설립해 선박·화물 중개 업무를 시작했다. 연료탄 운송사업 매출이 증가하면서 사세가 커지자 2002년 법정관리 상태였던 세양선박을 전격 인수했다. 이후 2003년에는 황해훼리, 필그림해운, 2004년에는 한리버랜드(옛 세모유람선), 케이씨라인(선박관리·중개), 진도(컨테이너 제작)에 건설업체인 우방까지 인수하면서 불과 3년 만에 해운회사 대표에서 8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그룹 총수로 거듭났다.

선배격인 최 회장도 출발은 달랐으나, 거의 똑같은 경로를 걸어왔다. 엔지니어 출신인 최 회장은 스물일곱살이던 79년 자신의 아파트를 팔아 열교환기 제조업체인 삼영(현 S&TC)을 설립했다. 꾸준히 사세를 확장하던 최 회장도 2002년부터 경우상호저축은행 인수를 시작으로, 에스앤티 중공업 전신인 통일중공업, 호텔 설악파크, 대화브레이크 등을 잇따라 인수해 2년 사이에 5개사를 거느리면서 쎄븐마운틴과 함께 적대적 인수·합병의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효성기계와 에스티엑스그룹의 지분 상당부분을 매입하기도 했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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