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김윤규씨 “현대 떠난 대북사업 생각한 적 없어”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은 중국 칭다오에 머물다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귀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도 민족적 소명의식을 느끼고 있지만 현대를 떠난 대북사업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전 부회장은 이날 현대그룹이 퇴출명분으로 내세운 개인비리 문제의 일부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현대 쪽과의 화해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는 북쪽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담화에 대해 “6자회담도 잘 해결되고 있고 여러가지 상황이 좋아지는 가운데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현대는 대북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이보다 훨씬 더 큰 위기를 극복해왔고 북의 담화도 ‘잘 해보자’는 뜻으로 받아들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머물면서 북 당국과의 사전교감이 있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북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상황으로 북쪽 사람들은 한 사람의 말에 좌지우지 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김 전 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인비리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일부 수긍하는 듯한 발언을 하며 “현대를 떠난 상황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보고서의 내용은 내부적으로 조용히 처리해야 하는데 언론에 보도되면서 곤란하게 됐다”고 절차상 문제를 먼저 지적한 뒤 “그러나 오너가 아니면서 오너인 것처럼 행동한 것은 개인적으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비자금 조성의혹과 관련해선 “보고서 내용을 봐야겠지만 경영상 회사를 위해 쓴 게 잘못처리된 것 같다”면서 “다만 남북협력자금 유용은 가능하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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