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지 경제신문에 22년간 몸담았던 기자 출신의 농부가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실용적이면서도 읽는 재미가 넘치는 지침서를 내놨다. 농부이자 귀농귀촌 칼럼리스트로 활동하는 박인호 씨(53·강원도 홍천)가 펴낸 <농부가 된 베테랑 경제기자의 전원생활 촌테크(동아일보사, 264쪽)>가 그것이다.
박 씨는 지난 2010년 새로운 ‘인생2막’을 열기 위해 서울을 떠나 가족(4인) 모두 강원도 홍천의 깊은 산골로 들어갔다. 그는 스스로 이 시골행을 ‘반귀농-반귀촌’이라고 정의하는데, 반은 농사짓고 반은 전문성을 살려 일하는 삶을 뜻한다. 실제로 그는 7년째 유기농업·자연재배를 화두로 직접 친환경 영농에 종사하는 한편 경제전문기자의 경력을 살려 칼럼리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쳐 성공적인 시골 정착을 이뤄낸 과정을 ‘촌테크’란 관점에서 담아냈다. 예비 귀농귀촌인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경제지 기자 출신답게 귀농귀촌의 ‘허와 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누구나 행복한 전원생활의 첫번째 조건으로 멋진 자연환경을 꼽지만 정작 살아보면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더불어 살아가는 ‘좋은 이웃’이라고 일깨워준다. 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다양한 지원책에 의존한 전원행에 대해서는 ‘시한부 귀농’으로 끝나기 십상이라고 경고한다. 억대 부농의 환상에 젖어 도시 못지않은 치열한 경쟁 속으로 내몰리는 최근 귀농귀촌 현실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한다.
국가기술자격인 유기농업기능사이기도 한 그는 친환경 유기농업과 자연재배를 통해 자급자족하는 자립형 농가를 키우는 일에 힘쓰고 있다.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서울시농업기술센터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 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종합센터, 노사발전재단, 농협대학, 공기업 및 민간기업 등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또 누리집카페 ‘박인호의 전원별곡-청산에 살어리랏다’를 운영하면서, 관심있는 이들과 함께 전원생활의 지식과 경험을 활발히 나누고 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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